박근혜 대통령이 21일 밤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자택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지명 철회냐, 자진 사퇴냐. 임명권자와 후보자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는 전날 '문창극 사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팟캐스트 바로 듣기)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문 총리 후보자의 캐릭터 때문인지 청와대가 관리를 못해서인지 전례 없는 모습을 보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문 총리 후보자는 현재 화가 난 상태라고 말했다. "아무도 문 총리 후보자에게 '이쯤에서 물러나야 한다'라는 말은 안 하고 밖에서 자꾸 물러나라고 북을 치"기만 한다는 것. 또 자신을 총리 후보자로 내정한 박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의 국회 제출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희한한 방침"에 뿔이 났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문 총리 후보자의 캐릭터에 문제가 있다면서 사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빨리 (총리 후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윤철 교수는 박 대통령의 임명동의안 재가 검토 발언을 듣고 "'대통령이 국민의 간을 보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 대통령이 언급한 '국가 개조'를 담당할 책임 총리(실세형·정무형)로 문 후보자가 부적격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최종 결정을 미룬데 대한 지적이다.
김윤철 교수는 '자진 사퇴' 여론에도 아랑곳없는 문 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도 "곤조(gonzo, 根性) 있다"고 평했다. 북아일랜드 사투리로, '곤조'는 술자리에서 끝까지 남은 사람을 일컫는다.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막무가내(莫無可奈) 인사라는 비난이다.
이종훈 스포츠 평론가는 문 총리 후보자가 언론계와 학계 최고직을 두루 거친 만큼 지금과 같은 모욕을 참지 못해 곤조를 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7인회'도 문 총리 후보자에게 '스스로 물러나라'고 얘기하는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실제 청와대는 '문창극 사태'를 열흘 이상 방치했다. 그 사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초반으로 곤두박질쳤으며, 48대 43으로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직무수행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뒤집었다.
한국갤럽 6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8%로 '잘하고 있다'보다 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조사 응답자 중 39%는 문 총리 후보자와 관련한 인사 문제를 짚었으며, 소통 미흡(11%)과 세월호 참사 수습 미흡(10%)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철희 소장은 '문창극 사태'에 대해 "박 대통령이 기민하지 못했다. 더뎠다"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진영논리가 갖는 강점을 자기 세력화한 박 대통령의 강점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당파적 대통령으로 (세월호 참사 및 문창극 사태에 대해) 무수습을 고수하다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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