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은 "현장조사 없이 기관보고를 받았다면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몰랐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인천항에 도착해 '세월호 쌍둥이' 배인 오하마나호를 2시간 넘게 둘러보며 자동차 고박 재연과 구명벌을 점검했다.
이어 조타실로 들어가 기계 점검, 비상벨 등 비상조치 가동 상황, 퇴선명령을 비롯한 방송시스템, 항해지도, 보고서 등을 객실 비상 탈출로 등을 살펴봤다.
의원들은 합동수사본부에서도 지적됐던 페인트 칠이 굳어 구명벌이 펼쳐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해경 관계자는 "자체 결함은 없지만 거치대를 점검하지 않아 구명벌을 펼치는 장치가 페인트 칠과 함께 굳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타실에서는 오하마나호에 근무했던 3등 항해사에게 조타기, 퇴선명령, 자동항해시스템, 평형수 조정장치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출항 전 점검보고서를 살펴보던 김현 의원은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4월 9일과 10일 모두 이준석 선장이 작성하고 날인을 했는데 이틀 연속 출항이 가능하냐"며 "글씨체도 2장이 달라 보이는데 대필해도 되는 것이냐"고 따졌으나 현장에 참석했던 해양수산부나 해경 관계자들은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조타실 아래 선원실에서는 '퇴선 명령' 방송이 제대로 나오는 지 수 차례 시험하며 객실과 1~3등실에서 음향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했다.
이어 아랫층으로 내려와 컨테이너 고박 위치와 상태를 살펴보던 의원들은 "컨테이너는 고박이 불가능했고 사실상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1뼘 정도를 사이에 두고 바닥은 고박하지 않고 위에서만 묶었다는 쌓았던 사실이 확실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배 밖으로 나와 만재흘수선 등을 살펴보고 이동해 인천항만청 VTS(해상교통관제센터)를 찾아 세월호 출항 당시 상황과 항해 경로 등을 점검했다.
김현미 야당 간사는 "조타실과 방송 시설들을 둘러 봤는데 퇴선 신호는 (항해사가) 몸만 돌리면 바로 할 수 있었다"며 "16번 공용채널이 지금도 가동되고 있는데 의도적으로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침몰 초기에 해경이 바를 잡고 조타실에 올라갈 수 있었고, 퇴선 방송도 할 수 있었다"며 "VTS 시스템을 보니 아무도 모르게 사고 해역을 통과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진도를 놔두고 제주로 통화하려면 다른 버튼을 눌러야 가능하게 돼 있다. 당시 선장과 선원들이 의도적으로 그랬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우원식 의원은 "현장조사를 하길 잘 했다"며 "기관보고에서 어떤 문제점들이 있었는 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 의원은 "30일 세월호 사건 재판부가 유족들과 함께 오하마나호를 검증하기 위해 인천으로 올 텐데 실태를 보면 유족들이 난리를 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당초 예상보다 오하마나호 현장조사가 길어지면서 한국해운조합 인천지부가 있는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은 방문하지 못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야당 측 의원들은 김현미·김광진·김현·민홍철·우원식·최민희(새정치연합)·정진후(정의당) 의원 등 총 7명이다.
한편 세월호특위는 기관보고 일정을 놓고 최대 쟁점인 기관보고 일정과 관련해 여당은 23일 시작을, 야당은 30일부터 7월 4일 사이에 시작하자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이날 현장조사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해 '반쪽짜리 활동'에 그쳤다.
이에 "따로 다닐 거면 특위를 뭐하러 구성했냐"는 국민들의 거센 비난이 나오고 있다.
여·야는 지난 2일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남 진도 팽목항 방문을 두고도 일정을 합의하지 못해 야당 의원들만 팽목항을 방문한 바 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심재철 위원장이 민간인사찰특위 위원장을 하면서 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은 전력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또다시 일어나면 새정치연합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천뉴스=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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