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맞붙었던 박원순 시장과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이 19일 회동을 가졌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박 시장을 찾아가 축하 인사를 건네며 "서울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중요한 도시니 잘 해달라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부탁드리러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은 "우리나라가 전체적으로 경제가 많이 어렵다"며 "그런데 1인당 국민소득이 1만6000불(달러)이라는데, 1년에 4% 성장을 한다고 하면 10년 되면 우리나라가 4만 불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경제 얘기를 화제로 삼았다.
박 시장이 "경제 분야는 아무래도 잘 아시니까 많은 조언 주시면 좋겠다"며 "고문으로 모실테니 자주 오셔서 뵙고 좋은 말씀 많이 해달라. 수락해 달라"고 하자 정 전 의원은 "고문이 아니고 자원봉사로 하겠다"고 사양했다.
호칭 문제와 관련해, 박 시장이 "'후보님'은 좀 그렇고, 원하시는 대로…(부르겠다)"며 "'고문님'이라고 하면 되겠나?"묻자 정 전 의원은 "고문은 너무 노인 같다"며 "제가 연배가 위니 '정치 선배'가 어떠냐. 저는 후배라고 안 하고 '박 시장님' 하겠다"고 받았다.
박 시장은 "선거기간 중에 서로 좀 그런(불편한)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부터 친했고 좋게 생각해왔다"며 "오늘부터 다시 선·후배로 돌아가는 것으로 하자"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박 시장님 건강이 좋으시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체력이시잖나"라거나 "쉬셔서인지 (정 전 의원) 얼굴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정 전 의원은 박 시장의 덕담에 "제 얼굴이 좋잖아요"라며 농담으로 받기도 했다.
전날 박 시장이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의원에게 선거 후 전화했는데 받지 않더라"고 말한 것을 의식한 듯, 이날 정 전 의원은 "저한테 전화를 주셨는데 제가 사실 오는 전화를 다 받아야 하는데 이름 안 뜨는 전화를 다 못 받는다. 혹시 앞으로 용건 있으시면 문자를 보내주시면 바로 연락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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