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새누리 비주류 일부 "문창극 청문회 열자" 선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새누리 비주류 일부 "문창극 청문회 열자" 선회

與 "청문회 거부는 의회민주주의 거부"…野 "일본 총리 뽑나, 청문회 안돼"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 대표 및 최고위원직에 도전한 출마자들이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초·재선의원 등 비주류 쇄신파를 중심으로는 문 내정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반면, 친박계 당 주류는 문 내정자를 적극 감싸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서 문 내정자를 비판했던 일부 출마자가 입장에 미묘한 변화를 보여 주목된다. 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의 '입 단속'에 나선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친이계 출신 김영우 의원은 1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회의 역할과 절차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보고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청문회 결과는 오로지 국회 본회의에서의 표결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법과 원칙에 따른 의회민주주의 기본 정신"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 후보자의 경우 많은 국민들에게 역사관·국가관 등과 관련 의혹과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문 내정자의 자진사퇴가 아니라 청문회를 통해 '의혹과 불안감'을 해소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총리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달리 후보자의 가치관까지도 철저히 검증할 수 있도록 '철학과 가치관 검증 일정'을 별도로 잡아 국민들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저히 검증하자'고 했지만, 사실 방점은 '청문회를 일단 열자'에 찍힌다. 새누리당 초·재선의원 모임 '혁신연대' 간사를 맡아온 김 의원은 지난 12일 <폴리뉴스> 인터뷰에서는 문 내정자의 교회 강연에 대해 "발언만 놓고 봤을 때 상당히 문제가 있다"며 "특히 근현대사에 대한 식민사관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그런 발언 내용이다. 우리 민족성에 대한 자학사관 같은 것이 좀 들어가 있다"고 비판했었다. 그런 김 의원이 청문회를 열자는 당 지도부 입장에 힘을 실어 준 셈이다. 

반면, 역시 전당대회 출마자인 김상민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표결까지 가고 청문회까지 가면 이 분(문 내정자)은 야당에게 정치적으로 나쁜 의미로 이용당할 수 있고, 국민이 분열된다"고 당 지도부와 계속해 각을 세웠다. 김상민 의원은 앞서 민현주·윤명희·이자스민·이재영·이종훈 의원과 함께 초선의원 공동 명의로 문 내정자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었다. 김 의원은 "표결까지 가게 되면 새누리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표결로 가도 통과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가다가 밀리면 정말 큰 문제가 일어난다"고도 했다. 그는 청와대와 당 지도부를 싸잡아 "민심이 뭔지를 모르는 것이다. 민심의 나침반이 고장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작 주목되는 부분은 그의 일관된 '문창극 청문회' 반대 입장이 아니었다. 그는 이날 "(당 지도부 쪽에서) 전화도 좀 왔고, 또 주변의 가까운 분들을 통해서 여러 가지 당과 지도부의 생각을 전달받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진행자가 '이제 그만 좀 하라는 부탁을 많이 들었는가?'라는 취지로 물은 데 대해 "그런 얘기 많이 하셨다"라며 "지금은 제가 이렇게 얘기하는 것에 대해 (지도부가) 좀 포기한 것 같다"고 씁쓸한 듯 말했다. 

역시 문 내정자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비주류의 이인제 의원은 전날 문 내정자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나와 "역사관이라든지 이런 게 문제가 있다는 의심이 있으니 그걸 (문 내정자) 본인이 풀어야 될 것 아닌가? 청문회장에 가면 여야가 정략적으로 대립해 무조건 규정하고 바뀌게 되기 때문에 풀 수가 없다"고 하면서도 "(전날 하려고 한 것이) 청문회 반대 기자회견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의원은 문 내정자의 청문회 통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민여론에 달려 있다. 민주정치는 여론정치 아니냐, 여론을 아무도 거스를 수가 없다"고 한 발을 빼면서 "하여튼 지금 상태로는 일단 청문회까지 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국민여론이 더 어떤 변화가 일어날 테니까…"라고 했다. 

새누리 주류·친박계, 문창극 밀어붙이기 강행

당내 비주류인 김영우·이인제 의원이 '일단 청문회를 열자'는 당 지도부의 주장에 동의하고 나선 것은 김상민 의원이 밝힌 대로 집권세력 내의 친박 주류가 문 내정자 밀어붙이기를 강행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친박 주류에 속하는 홍문종 전 사무총장은 16일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청문회로 가야죠"라며 당 지도부와 일치된 시각을 보였다. 홍 의원은 "(문 내정자가) 하신 말씀의 진의가 무언지 알아내고, 차분히 소명하고 국민과 야당이 납득하고 이해하는 상황이 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면서 문 내정자의 발언에 대해 "교인으로서 이해가 되는 발언"이라고 하기도 했다. 

역시 친박계 출마자인 김을동 의원도 전날 문 내정자의 역사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도 "특수한, 종교적인 곳에서 발표하셨기 때문에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며 "철저한 검증을 통해서 그 분의 정체성을 묻고 싶다"고 청문회 개최에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는 야당의 문 내정자 청문회 거부를 "의회민주주의 거부"라고 비난하는 등 강경한 자세가 감지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출국일인 이날,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침 회의에서 "적격과 부적격을 판단하는 공식 절차는 청문회"라며 "법에 보장된 청문절차와 과정이 지켜지는 것이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했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인사청문회는 글자 그대로 듣고 묻는 것이고 그것은 국회의 책무다. 야당이 이를 거부한다면 국회 스스로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자 의회민주주의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특히 "듣지도 않고, 묻지도 않고 아예 임명동의안 제출을 하지 말라고 하는 야당 대표 분은 그것이 상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모르쇠 정치가 상식의 정치, 새 정치인지 참으로 이해하기 난감하다"고 야당을 비난했다. 

野는 입장 일관…안철수 "청문요구서 오면 안돼", 박영선 "일본 총리 뽑나"

야당은 일관되게 문 내정자가 자진사퇴하거나, 박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후보자 인사청문요구서가 국회에 오지 않기 바란다"며 "문 후보자의 지금까지 밝혀진 발언들에 대해서는 이미 판단이 끝났다. 국민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여당 윤상현 사무총장의 말은 이를 겨냥한 것이다. 

안 대표는 "문 후보자의 역사관에 대해 일본 극우파는 환영 일색"이라며 "본인 언행에 책임을 지는 것이 더 이상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 국제적 망신을 피할 길"이라고 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엉뚱한 총리 후보자를 끝까지 고집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정면으로 맞서는 일이고 헌법 정신에 반하는 일"이라며 "새누리당이 내부의 바른 목소리를 제압하는 모습에 다시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도 "문 후보자와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공통점은 잘못해 놓고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하)는 것"이라며 "문 후보자는 국민 70%가 반대하고 있고, 위안부 할머니들은 '이 분이 총리 되면 죽을 때까지 총리실 앞에 자리깔고 앉겠다'고 하신다. 우리는 지금 일본 총리를 뽑는 것이 아니다"라고 맹비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