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13일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에 목을 매고 호소하는 일이 많지만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목을 딱 조이고 있어 분권자치가 형해화(形骸化)되어 있다(껍데기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뉴스Y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자치가 민선 6기를 맞았으나 이런 상황에서 무슨 규제 해소와 자율, 발전이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구 천만 도시의 시장이 국장 한 명을 더 늘릴 수가 없다"며 "지방정부의 방만 경영을 막는 총액인건비제는 있어야 하지만 그 범위에서 어떻게 국장을 늘릴지 말지, 부서를 만들지 없앨지는 지자체장에게 맡겨줘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쟁력이 혁신과 창조력, 상상력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이래서야 어찌 창조경제, 창조사회가 가능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에 대해서도 "저희는 '을' 중에서도 '슈퍼을'"이라고 규정하고 "예산이 8(중앙정부)대 2(지방정부)인데 업무는 4대 6이어서 중앙정부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2011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무상보육이나 기초연금 재원 지원 문제로 정부와 갈등을 빚었고, 최근에는 노후 지하철 교체와 안전 정책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남 3구에서도 상당한 표를 얻은 것에 대해 "우리 시대가 분열과 갈등보다는 조화와 상생을 희구하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강남 3구란 지역이 별난 시민이 사는 곳이 아니다. 서울서 가장 부유하고 잘 개발된 지역인데 그만큼 시민의 의식도 성숙해 있다"며 "특정 정당을 찍는다는 것이 어느 시대나 통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교육 문제에 대해 박 시장은 "어느 분이든 합리적으로 대화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동안은 여의치 않았다"며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인과는 과거 함께 일한 적이 있어서 일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선거 기간 불거진 '농약급식' 논란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도시보다도 안전한 급식을 하고 있다. 급식 식자재 정밀검사 체제는 연말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총리 인선 등 내각 개편과 관련, "제가 말씀드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어려운 국정 현안을 해결하고 갈라진 민심을 해소하는 데는 아무래도 국민통합적이고 공감 능력을 갖춘 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결국 우리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붕괴된 사고"라고 진단하고 "과거의 성장중심, 속도 중심, 탐욕이 지배하는 기업문화를 성찰해보고 새로운 시대를 열라는 엄중한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2기 시정에서는 안전, 복지, 창조경제 정책을 중점 추진하겠다면서 "시민 의견이 늘 중심이고 경청되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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