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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즌2', '반공보수' 더 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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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즌2', '반공보수' 더 세졌다

[분석] 문창극-김관진 등 '매파' 발탁…朴대통령 속내는?

박근혜 정부 '시즌 2'가 선전포고로 시작됐다. '반공보수' 진용의 재구축이다. 소용돌이 같은 이념 갈등을 일으켜 국가개조 작업의 동력을 찾으려는 포석이다. 국민통합은 어림없다.

'기춘대원군'으로 불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건재하다.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극우 논객'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발탁했다. 북한에 호전적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청와대에 자리를 잡았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만 사라졌을 뿐, 박근혜 정부 1기보다 화력이 강화된 반공보수 라인업이다.

이 같은 인사 개편은 두 가지 갈등을 일으킨다. 첫째, 야당 및 시민사회와의 갈등이다. 문창극 내정자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저주에 가까운 칼럼으로 논란을 일으킨 적 있다.(관련기사 보기) 그런 그를 박 대통령이 국무총리에 발탁한 것은 이념적 편향성에 앞서 야당과 야권 지지층에 대한 무례다. 그가 인사청문회 관문을 무난히 넘어설지는 알 수 없다.

청와대도 문창극 카드가 최선이라고 본 것 같지는 않다. 민경욱 대변인이 문 내정자 발탁 소식을 전하며 "공직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본인의 철학과 소신, 능력보다는 개인적인 부분에 집중돼 가족의 반대 등 어려움이 많아 인선에 시간이 걸렸다"고 한 말이 그렇다. 도덕성과 본인의 의지 등을 고려한 결과 여러 사람이 검증 과정에서 탈락했거나 고사했다는 뜻이다.

비(非)법조계, 비영남 출신 인사를 찾다보니 하마평에도 오르지 않은 문 내정자가 깜짝 발탁된 셈이다. 그러나 이는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극우 성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전례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야당은 문창극 발탁을 김기춘 실장 작품으로 의심한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위한 인사로 보인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비등해진 국민 통합에 대한 요구를 무시한 인사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념 갈등의 아이콘을 내세워 반쪽짜리 통치를 이어가려는 포석이다. 남재준 전 원장을 앞세워 야당과 전쟁을 치르는 사이 박 대통령은 한 발 떨어진 위치에서 국정을 다뤘던 것처럼, 문창극 내정자를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을 추진해가려는 속내로 보인다.

▲ 왼쪽부터 김기춘 실장-박근혜 대통령-문창극 총리 내정자


국무총리의 권한이 강화됐다고 하지만 형식 논리다. 국정은 누가 뭐래도 박 대통령과 김기춘 실장이 이끌어 간다. "대통령에게 진언하겠다"며 결기를 보였던 안대희 전 내정자와 달리 문 내정자는 "능력도 부족하고 국정경험도 없는 정말 부족한 사람"이라며 "나라를 위해 대통령을 돕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둘째,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박근혜 정부 2기의 진용은 남북갈등의 원인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남재준-김장수-김관진 등 군 출신 강경 대북론자들로 채웠던 외교안보라인은 김관진(안보실장)-이병기(국정원장 내정자)-한민구(국방부장관 내정자) 라인으로 재구축됐다.

이병기 국정원장 내정자가 군 출신이 아닌 '양복조'라는 점에서 외교안보 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박근혜 캠프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기존 코드와 다른 노선을 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외교안보의 새 사령탑을 맡은 김관진 안보실장이 최근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적 도발 시 가차 없이 응징하라"는 첫 번째 메시지를 내는 등 강경 행보다. 이에 북한은 연일 김관진 안보실장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고 있다.

문창극 총리 내정자도 남북문제에 관한 한 외교적 해법보다 대결을 선호해 온 '강경 매파'다. 그는 중앙일보 주필 시절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전쟁을 해야 한다. 전쟁이 무서워 피할 때 우리는 볼모가 된다. 전쟁을 각오하고 나서야 전쟁을 막을 수 있다"며 햇볕정책을 난도질한 적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총리 후보에 문창극 전 주필? 국정원장 후보는 이병기 전 대사? '극우꼴통' 세상이 열린다"고 거칠게 힐난했다. 이념 구도로 진용을 짠 박근혜 정부에 대한 야당의 전반적인 반응도 비슷하다. 박근혜 정부 '시즌 2'가 몰고 오는 갈등의 먹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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