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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밀양 행정대집행 예고…"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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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밀양 행정대집행 예고…"살고 싶다"

대국민호소문 "행정대집행 중단하고, 정치권·종교계가 중재해달라"

'밀양 송전탑 반대' 움막 농성장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오는 11일 새벽 예고된 가운데, 밀양 주민들이 10일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행정대집행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밀양 765킬로볼트(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밀양대책위)는 "우리도 이 나라의 국민"이라며 "우리는 위정자들이 지난 수십 년간 '떠나라, 떠나라' 했던 이 농촌을 떠나지 못하고 살았다. 흙 파서 한 평, 한 평 재산을 일구고 아이들을 키웠다"고 운을 뗐다.
밀양대책위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왜 이런 모습으로 몇 달씩 움막에서 먹고 자며, 수천 명의 경찰과 공무원들에게 끌려 나갈 시간을 받아놓고 두려움에 떨고 있어야 하느냐"며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느냐"고 했다.

밀양대책위는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정말 송전탑이 필요한지, 노선이 왜 이렇게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게 만들도록 그어졌는지, 이 노선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할 수는 없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고리 노후 원전을 연장 가동시키지만 않더라도, 신고리 원전을 증설만 하지 않더라도 이 밀양 송전탑은 필요하지 않으니 그 계획을 수정할 수는 없는지, 전압을 낮추어 지중화할 수 없는지 물었다"며 "사람보다 전기가 중하냐고, 사람 목숨보다 돈이 중한 거냐고, 우리는 수없이 물었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밀양대책위는 "그러나 정부와 한전은 지난 10년간 단 한 뼘도,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고, 돈으로 마을 공동체를 파탄냈다"며 "그 사이 얼마나 많은 주민들이 고소 고발을 당해서 경찰서를 들락거려야 했는지, 얼마나 많은 어르신들이 병원으로 실려갔고 지금도 앓고 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관련 기사 : 지방선거날인데···밀양 농성장 급습한 사복 경찰)

밀양대책위는 "이제 우리는 물러서고 싶어도 물러설 데가 없다. 마지막으로 간곡하게 행정대집행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한다"며 "정치권과 종교계의 어른들이 나서서 중재의 마당을 열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11일 새벽에 시작될 행정대집행을 위해 밀양시는 총 200여 명의 인력을 차출할 예정이며, 경찰도 10개 중대를 확보하고 경찰력을 모으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해 10월 송전탑 움막 농성장을 지키는 밀양 주민들. ⓒ프레시안(최형락)
▲ 지방선거 당일인 4일 사복경찰과 충돌한 밀양 주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다음은 호소문 전문이다.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
- 행정대집행 시도에 즈음한 밀양 주민들의 대국민 호소문

지금 우리의 마음을 무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햇수로 10년입니다. 현장에서 싸운 시간만 햇수로 4년쨉니다.
그 동안 대체 무엇이 달라진 것인가요?
그동안 우리가 당해야 했던 수치와 모욕을 어떻게 말로 표현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

우리도 이 나라의 국민입니다. 우리는 위정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떠나라, 떠나라' 했던 이 농촌을 떠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흙 파서 한평 한평 재산을 일구고,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아픈 몸을 고치기 위해, 남은 생애 노년의 다복한 정을 자연 속에서 누리고 싶어 스스로 이곳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왜 이런 모습으로 몇 달씩 움막에서 먹고 자며, 수천명의 경찰과 공무원들에게 끌려나갈 시간을 받아놓고 두려움에 떨고 있어야 합니까?

우리는 묻고 싶습니다!
대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우리는 10년 동안 주장했습니다. 정말 이 765킬로볼트(kV) 송전탑이 필요한 것인지, 노선이 왜 이렇게 그어져서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게 만들도록 그어졌는지, 이 노선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할 수는 없는지, 고리의 노후 원전 1,2,3,4호기를 연장 가동시키지만 않더라도, 신고리 원전을 증설만 하지 않더라도 이 밀양 송전탑은 필요하지 않으니 그 계획을 수정할 수는 없는지, 전압을 낮추어 지중화할 수 없는지, 사람보다 전기가 중하냐고, 사람 목숨보다 돈이 중한 거냐고, 우리는 수없이 물었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한전은 지난 10년간 단 한 뼘도,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저들은 돈으로 마을 공동체를 파탄냈습니다. 그 사이 얼마나 많은 주민들이 고소 고발을 당해서 경찰서를 들락거려야했는지, 얼마나 많은 어르신들이 병원으로 실려 갔고 지금도 앓고 있는지, 아십니까?

이제 우리는 물러서고 싶어도 물러설 데가 없습니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행정대집행을 중단해 주십시오.
정치권과 종교계의 어른들이 나서서 중재의 마당을 열어 주십시오.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
우리도 이 나라의 국민입니다!
우리에게 제발 사람 대접을 해 주십시오!

2014년 6월 10일
밀양 765킬로볼트(kV) 송전탑 반대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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