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직 당선이 확실시된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5일 오전 12시 30분께 종로 5가에 마련된 선거캠프를 찾아 "세월호 참사로 근본적 변화를 요구했던 시민 모두의 승리"라며 당선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박 후보는 애초 당선이 '확정'되면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었으나,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가 자정께 패배를 인정하자, 계획을 앞당겨 캠프를 방문했다.
자정을 25분 넘긴 때 즈음 박 후보가 캠프 안으로 입장하자 사방에서 플래시가 터졌고, 지지자들은 '박원순'을 연호하며 손뼉을 쳤다. 박 후보는 캠프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상황실 중앙에 마련된 무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진성준 대변인의 사회로 짤막한 승리 세리머니도 진행됐다. 캠프 자원봉사자들은 박 후보에겐 거리 유세를 상징하는 배낭과 운동화를 선물했고, 박 후보의 부인인 강난희 씨에게는 꽃을 선사했다. 자원봉사자가 파란색 운동화 끈을 박 후보의 목에 걸자 좌중에선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박 후보는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라며 당선 소감을 밝히기 시작했다. 그는 "서울은 4년 더 시민이 주인"이라며 "세월호 참사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했던 시민 모두의 승리다. 이제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믿음, 시민 한 표에 담긴 그 무거운 명령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네거티브' 선거 논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박 후보는 "여기 저희 아내 함께 나와 있습니다만, 저를 향해 네거티브하고 음해하는 건 참을 수 있지만 가족에 대해 하는 건 정말 용서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대한민국 선거문화와 정치문화가 바뀌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차기 대권에 도전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엔 "서울시장이 된 첫 마당에 대권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저는 서울시정, 서울시민만 바라보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리겠다"고 해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약 25분가량 진행된 축하 세리머니와 기자회견을 마치고 박 후보는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이용해 브이(V) 자를 만들어 흔들어 보인 뒤, 캠프 관계자들과 축하 인사를 나누고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 같은 시간, 캠프 2층에 마련된 상황실에서도 자원봉사자 및 캠프 관계자들이 서로 악수하고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었다.
박 후보는 지방자치법 111조 2항에 따라 이날 자정께를 기점으로 서울시장직에 복귀한 상태다. 5일 오전에는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8시 50분께엔 서울 시청 앞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방문해 참배한 후 청사 정문 앞에서 출근 소감을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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