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직접 사과, 생활임금 보장, 노동조합 인정 등을 내걸고 17일째 파업 중인 삼성전자서비스 하청 노동자들이 지방선거일인 4일 오후, 지난달 17일 숨진 고(故) 염호석 조합원을 추모하고 삼성의 무노조 경영 방침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서울광장에서 진행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서울광장에 모인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518명은 대형 노란 리본과 "삼성이 죽였다"는 글자를 만들고 5분 18초간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518이란 숫자를 부각한 것은, 경찰이 지난달 18일 염 씨가 안치됐던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 난입해 조합원 25명을 연행하며 시신을 빼돌린 일을 상기하려는 취지다.
염 씨는 숨지기 전 '저 하나로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승리한 후 화장해 뿌려주세요'라는 유서를 남겼다. 그러나 그의 시신은 장례식장에서 빼돌려진 후 지난달 20일 끝내 화장됐다. 친모의 만류에도 돌연 가족장으로 마음을 바꾼 부친 주도로 일사불란하게 장례 절차가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은 친모에게까지 캡사이신을 난사해 경찰력 남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양측의 교섭은 결렬된 상태다. 시신 탈취 이튿날인 5월 19일부터 지회는 전면 파업에 돌입해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러던 중 지난달 28일 교섭이 재개됐다. 그러나 △삼성의 직접 사과 및 열사 명예 회복 △ 노조 탄압 중단 및 노조 인정 △ 위장 폐업 철회 및 고용 보장 △ 월급제 생활임금 보장 및 임금·단체 협상 체결 등 노조의 요구와 사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2일 오후 논의는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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