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2008년을 물리적 충돌로 마감할 가능성은 없어졌지만 구체적 쟁점에 대해선 의견 일치가 없는 상황이어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새해에도 대화를 이어간다"
이날 회동은 양당 모두 극한 충돌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는지라 대화 재개에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쟁점 사항을 양보할 만한 장악력이 양당 대표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 ⓒ뉴시스 |
1시간여에 걸친 회동 직후 양당 대표는 "합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구체적인 얘기는 원내대표들이 할 것"이라고 밝혔고, 정 대표도 "3당 원내대표가 다시 모여 대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 결정은 없었지만 국민에게 죄를 짓는 심정으로 마음을 모아 오늘 만나 파국은 막기로 했다"며 "새해에도 계속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충분한 대화를 했고 결과 도출은 못했지만 서로 입장을 나눴다"며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들 걱정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거꾸로여서 안타까웠지만 마지막까지 모여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정 대표가 박 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강기정 의원은 "내년에 갑자기 만나자고 그러면 힘드니까. 올해 연결 끈이라도 만들어야 했다"고 회담 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도로 원점에서 출발?
회동 직전 최재성 대변인은 "대화 제안은 우리가 먼저 한 것이 사실이다"면서 "한나라당이 오해가 있는 것 같아 그런 것도 정리하고자 한 것이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과 언론관계법만이 쟁점으로 남은 것처럼 홍준표 한나라당 원대대표가 말하고 다니지만 농특세, 금산분리 등 경제관련 법안들도 전혀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면서 "이런 것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 회동의 첫번째 목적이다"고 전했다.
결국 도로 원점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날 중으로 원내대표 회동이 재개되기로 했고, 새해를 물리적 충돌로 시작하기는 양당 모두 부담이라는 점에서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모처에서 장고 중인 김형오 국회의장은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의장실 쪽에선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8일 경 최소한도의 직권상정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들린다.
어쨌든 연내 법안처리라는 한나라당의 우선 목표가 무산됨에 따라 상황 종료 후 여권 내 후폭풍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날 저녁 8시30분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대표 회담 이후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 의총에서는 의원들의 강경한 목소리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여 지도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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