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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호남-충청 연합으로는 못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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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호남-충청 연합으로는 못 이긴다"

"통합하려면 우리당의 정체성과 역사를 지켜라"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노무현'이 아니라 '정치인 노무현'이 좌절에 빠지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이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당의 창당정신은 정치인 노무현이 지난 20년 동안 온갖 희생을 무릅쓰고 일관되게 매진해 왔던 소중한 가치"라며 우리당과 자신을 동일시했다.

노 대통령은 "질서 있는 통합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제했지만 통합을 하려면 '우리당의 창당정신과 역사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선자 시절 내 소망은 '정계개편'"

노 대통령은 7일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최근 정치상황에 대한 심경을 밟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브리핑에 게재했다. 지난 2일 대선주자들과 범 여권을 비판하는 두 편의 글을 공개한 지 불과 5일 만에 '친필 정치'가 재개된 것.

이날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그것도 당적을 정리한 대통령이 왜 자꾸 정치에 대해 얘기하느냐고 하고 지지율이 좀 올라 교만해진 것으로 보이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는 얘기도 들었다"면서도 "정치인 노무현의 심정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난해 가을 지지율이 한자리 수까지 떨어졌다는 잘못된 언론보도가 나온 적이 있었지만 그때도 이처럼 절망적이지는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자 시절에 '대통령으로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정계개편'이라 답했다면서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 이것이 '정치인 노무현'의 간절한 소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소망은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의 창당으로 나타났다"며 "그런데 지금 우리당이 다시 표류하고 있으니 정치인 노무현의 꿈이 다시 표류하고 있는 것이고 역사의 대의가 표류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당의 창당을 '창당한 사람들의 정치생명을 건 역사적 결단'이자 '정치사를 새로 써야 할 혁명적 사건'으로 규정했다.

김근태, 정동영에 재차 직격탄

우리당에 한껏 의미를 부여한 노 대통령은 탈당파는 물론 김근태, 정동영 전 의장에게 화살을 퍼부었다.

그는 "우리당이 오랫동안 흔들리고 표류하더니 이제는 와해 직전의 상황"이라며 "일부 사람들은 당을 깨고 나갔고 남아 있는 대선 주자 한 사람은 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 한 사람은 당의 경선참여를 포기하겠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고 비판했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김근태, 정동영 두 사람을 겨냥한 것.

노 대통령은 "2003년 11월 11일 우리당 창당대회에서 당신들은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숙한 목소리로 창당선언문을 낭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과연 당신들이 이 선언문을 낭독한 사람들이 맞냐?"며 "내가 보기엔 구태정치로 보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그는 "가망이 없을 것 같아서 노력할 가치도 없다 싶으면 그냥 당을 나가면 될 일"이라며 "왜 굳이 당을 깨려고 하냐. 당을 깨지 않고 남겨 두고 나가면 혹시라도 당이 살아서 당신들이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될 것 같아서 두려운 것이냐?"고 덧붙였다.

"영남신당론은 모함이다"

노 대통령은 "우리당의 창당정신은 정치인 노무현이 일관되게 매진해 왔던 가장 소중한 가치이고 하도 간절하여 정치적 목표를 넘어선 삶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의 지지가 낮은 죄가 있어서 고개를 숙이고 기다렸다"며 "당을 나간 사람들이 대통령의 실패를 말하고 당에 남은 일부 사람들이 또 당을 나갈 것이라 하여 황급히 당적을 버렸다"고 말했다. 탈당은 본의가 아니었다는 것.

'대통령 때문에 통합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변명일 뿐'이라고 못박은 노 대통령은 "우리당의 진로에 대한 저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해 둔다"고 선언했다.

그는 "저는 지역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소신을 밝혔다"면서도 "지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중진들과 대화를 해보니, 당의 다수가 통합이 필요하다고 해 그 흐름을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당의 당명이나 형식을 고집하고, 이대로 사수하자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통합을 하더라도 우리당의 창당정신과 역사를 지키면서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어떤 사람들은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우리당이 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내년 총선을 위해 영남신당을 만들려고 한다'고 하는 모양"이라며 "한마디로 모함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무리 정략적 모함을 하더라도 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무현의 소신=우리당 창당정신=차기 후보의 덕목'

이 글을 통해 '자신의 소신과 우리당의 정체성이 일치한다'고 수 차례 강조한 노 대통령은 '우리당의 창당정신에 충실한 후보만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노무현의 소신=우리당 창당정신=차기 후보의 덕목'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가 여권 후보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또한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 연합론은 환상"이라며 "상대가 분열하지 않는 한 호남-충청의 지역주의 연합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지난 두 번의 선거를 정확하게 따져보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DJP연합으로 서부벨트가 뭉쳤던 지난 1997년 대선에서는 이회창-이인제가 분열했었고 지난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영남권의 표밭을 분열시켰다. 이같은 역사적 사실에 토대를 두고 '서부벨트 부활'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주장인 셈이었다.

결국 '서부벨트 출신이 아닌 우리당의 정체성에 충실한 후보'가 노 대통령이 생각하는 필승카드인 셈이다.

또한 노 대통령은 '원칙 있는 통합 자체에 반대하진 않는다'면서도 "우리당의 창당정신과 역시를 지키면서 통합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우리당의 기득권과 우월성을 스스로 포기한 사람들조차 통합의 갈피를 잡고 있지 못한 마당에, 노 대통령의 이같은 주문은 사실상 '통합비토론'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정치는 양심의 명령에 따라 성실하게 해야"

한편 이날 노 대통령은 "정치는 양심의 명령에 따라 성실하게 해야 한다"며 한미FTA 추진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당의 지지자들이 떠나고 내부가 분열되면서 대선에 최대한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국가를 위해 밀고 나가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식의 복잡한 분석과 수읽기에 의존하는 정치를 하지 않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치적 계산을 하지 않았지만 옳은 일이었기 떄문에 결국 지지율 상승으로 돌아왔다'는 취지의 주장으로서 차기 주자들에 대한 일종의 '롤 모델' 제시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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