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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보면 기분 좋아진다"는 목사들,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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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보면 기분 좋아진다"는 목사들, 대체 왜?

[기고] 조용기·김삼환 목사, 새누리당 구원투수로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의 ‘새누리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Saenuri)’ 행태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6.4동시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어제(6월1일) 여의도순복음교회 4부 예배에 새누리당의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참석했다. 참고로 조 목사는 이영훈 목사에게 담임직을 넘겨주고도 주일예배의 핵심(core)인 4부 예배 인도를 고집하고 있다.

조용기 “나의 좋은 친구. 선거에서 꼭 승리 믿는다”

기독교 포털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조용기는 예배 후 광고시간에 정몽준, 남경필을 교인들에게 소개하면서 “하나님이 우리나라에 복 주시려고 좋은 인물들을 많이 보내 주셨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좋은 친구를 만나는 건 굉장한 축복”이라며 “(나는)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와 좋은 친구 사이”라고도 했다. “후보들에게 볼펜 한 자루 얻어 쓴 적이 없지만, 저분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세대를 넘나드는 조 목사의 교우 관계가 존경스럽다. 더 고약한 행태는 예배 후에 일어났다. 그는 정과 남을 자기 사무실로 초치해 “선거에서 승리하게 될 줄 믿는다”며 두 후보에게 안수기도를 했다.

김삼환 “참사 극복, 치유 위해 기도회 마련”

이날 저녁 세계 최대 장로교회인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담임목사 김삼환)에선 한국교회위원회(위원장 김삼환)가 주최한 ‘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연합 기도회’가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홍보수석, 모철민 교육문화 수석 등도 참석한 이날 집회엔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목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8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 예배당 외에 4천 석의 구 예배당 기타 중.소 예배실, 심지어 교회 앞 광장에 놓인 간이의자까지 입추의 여지없는 만석을 이뤘다. 추정인원 대략 1만 5천명. 참석자 중엔 수원중앙침례교회 등지로부터 관광버스를 타고 온 수도권 교인들도 있었다.

이날 김삼환 목사는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세월호 참사를 극복하고 치유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기도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6월부터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절망을 딛고, 새 희망과 소망을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도회에서 국정 최고책임자인 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에 참석했다. ⓒ청와대


예배가 정치성 집회로 변질

문제는 이 두 집회가 예배가 아닌 정치행사의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그것도 특정정파를 위한 노골적 표심 모으기에 다름 아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4부 예배, 명성교회 주일 저녁예배. 모두 예배다. 그런데 예배가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시점에 특정정파를 위한 정치집회로 변질된 거다.

조 목사는 누구인가! 그는 131억 원 규모의 배임과 35억 원의 탈세 혐의로 기소돼 2월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3부로부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벌금 50억 원을 선고받은 범법자다. 배임 공모 혐의로 기소된 장남 조희제(일명 조희준)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도주 우려가 있다’는 법원 판단에 따라 법정 구속됐다. 그게 억울하다며 항소해 지난달 29일부턴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목사 이전에 사법당국의 심판을 받고 있는 범법자다.

선관위 “불법선거운동 아니다” 유권해석

그런데 조 목사의 행보에 대한 선거관리 당국의 입장이 모호하다. 관할인 영등포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2일 “예배 석상에서 두 사람을 친구로 소개한 것은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으며, 원로목사 사무실인 사적 공간에서 안수기도 중 한 발언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김삼환은 누구인가! 그는 5월 11일 주일 낮 설교에서 “하나님이 (세월호를) 공연히 이렇게 침몰시킨 게 아니다. 나라가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은 그래선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라고 말해 세월호 관련 목회자 ‘망언 워스트 톱(worst top)’을 차지한 인물.

김삼환 “하나님이 꽃다운 애들 침몰시켰다” 망언

그는 자신의 망언을 물타기라도 하듯 지난달 22일 한국교회 지도급 목사들을 모아 한국교회위원회라는 정체불명의 단체를 급조, 스스로 위원장에 취임하고 이날 집회를 주도했다. 김 목사는 대형집회를 급조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2009년 1월 2일 여의도 CCMM빌딩(옛 국민일보빌딩)에서 가진 신연하례예배에서 조용기·고(故) 김준곤 목사와 함께 “(지상파 방송이 편협하니) 방송법 개정은 바른 개혁”이라고 발언, 한나라당(당시)과 조·중·동·매 보수 신문의 ‘종합 편성 채널(종편)’ 진출 기도에 손을 들어 준 바 있다.

2013년 4월 10일엔 서울역 광장에서 한국교계동성애동성혼입법저지비상대책위원회 상임총재 자격으로, ‘노숙 형제들과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비상(SOS) 구국 기도회’를 가지기도 했다. 이날 국회조찬기도회 회장 황우여, 국가조찬기도회 회장 김명규, 의회선교연합 상임대표 김영진,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총재 김인중․ 전용태 등이 찬조 출연했다. 이 대회 후 교계에서 “노숙 형제와 한반도 평화 통일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게 평화통일인가, 아니면 한 그릇의 따뜻한 밥인가”하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내 망언? 교회 집사나 장로에게 물어봐라!”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기도회가 끝나고 김 목사에게 (5월 11일) 설교 논란에 대해 문의한 결과 김 목사로부터 “집사나 장로에게 문의하라”를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명성교회 기도회 대한 강동구 선거관리위원회의 답변 역시 같았다. “불법 선거운동 아니다.”

선거가 코앞이다. 그런데 세칭 대형교회 목사라는 사람들이 스스로 ‘신성한 성전’이라고 주장하는 장소에서 노골적인 정치성 집회를 경쟁적으로 연다. 그런데도 선관위는 손을 놓고 있다.

‘유대인의 유월절이 가까운지라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더니, 성전 안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과 돈 바꾸는 사람들의 앉은 것을 보시고, 노끈으로 채찍을 만드사 양이나 소를 다 성전에서 내어 쫓으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돈을 쏟으시며 상을 엎으시고, 비둘기 파는 사람들에게 이르시되 이것을 여기서 가져가라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 하시니’ (신약성서 요한복음 2장 13~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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