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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 공약 많은데…'질'은 언급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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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일자리 창출 공약 많은데…'질'은 언급 없어

6.4 지방선거 공약 살펴보니, 여야 막론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미흡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일자리 공약을 분석한 결과, 여야를 막론하고 '기업 유치' 및 일자리 '창출' 정책만을 내세우고 있을 뿐, 그렇게 해서 창출하려는 일자리 형태와 급여 수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무(無)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적으로 만들려는 일자리가 정규직인지 아니면 사내하청, 기간제 등의 비정규직인지에 대한 구체적 분별이 없어, 자칫하면 국민 세금이 나쁜 일자리 창출 사업에 무분별하게 쓰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등 노동 단체들과 전문가들이 구성한 '지방정부와 좋은 일자리 위원회(위원장 조돈문 카돌릭대 교수, 이하 위원회)는 1일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대구, 강원 등 6개 지역 후보들의 일자리 공약 및 위원회 발송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지적했다.

"현란한 일자리 창출 공약…일자리 '질'엔 관심 없다?!"

이날 발표된 '6.4 지방선거 노동-일자리 공약 분석' 보고서를 보면, 정당 차원의 일자리-노동 공약은 다소 차이를 나타냈다. 새누리당은 대체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목표한 '고용률'과 '취업자 수'를 달성하겠다는 식이며,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정의당·노동당·녹색당 등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추진 및 처우 개선, 생활임금 보장 등을 앞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정당 공약이 아닌 개별 후보의 공약들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공약 차이는 희미해진다. 예컨대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는 지식서비스산업 15만 개 육성과 중복 규제 합리화를 통해 '70만 개 일자리 창출'을,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사회적 경제 육성과 어르신·여성·장애인 일자리 확대를 통한 2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을 공약했지만 이 일자리들의 고용 형태는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산하 기관의 비정규직·민간위탁 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화 및 처우 개선과 관련해선 두 후보 모두 애초 공약엔 없었으며, 다만 김 후보는 위원회의 질의에 "임기 내 상시적 직·간접 고용 비정규직을 호봉제 도입과 함께 정규직 전환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남 후보는 같은 질문에 '상시 업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환되면 좋을 것이나 소요 예산이 문제"라며 "기존 정규직들이 기득권을 양보하고 남는 재원으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2일 사퇴한 백현종 통합진보당 후보는 2012년 제정된 '경기도 비정규직 정규직화 조례'에 따라 경기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1만5000명을 정규직 전환하고 민간부문에서도 비정규직 전환이 가능토록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산업재해 방지 대책과 건설 노동자 보호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최형락)

정몽준·박원순 모두 "지하철 안전" 외쳤지만…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한 일자리 재단 설립' 공약과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창조 전문인력 10만 명 양성' 공약에서도, 만들어질 일자리의 고용 형태는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일하는 산하 기관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 및 정규직화와 관련해선 박 후보는 위원회 질의에 "재임 시 직접고용 비정규직 1369명과 간접고용 비정규직 3631명을 단계적으로 전환했고 앞으로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몇 차례 질의서 발송에도 아예 답변하지 않았다.

위원회는 아울러 "박 후보의 환자안심병원(보호자 없는 병원) 1000병상 확대 및 공공노인요양원 30개소 설립등 공공형 사회·복지 서비스 좋은 일자리 창출 공약'은 다른 후보들의 공약과 비교해 구체적인 공약"이라고 평했다.

지하철 안전과 관련한 공약은 두 후보 모두에게서 나왔지만 안전 관련 업무의 외주화와 규제 완화, 비정규직화를 경계하겠다는 공약은 두 후보 모두에게서 찾을 수 없었다.

한편, 통합진보당 정태홍 서울시장 후보는 △생활임금 조례 제정 △ 민간위탁 직접고용 및 점차 폐지 △ '미래공공일자리 확충 센터' 설치를 통한 공공서비스 분야에서의 질 높은 일자리 창출 및 운영 등을 내걸었다. 다만 그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예산 마련 방안은 미흡했다고 위원회는 평했다.

청년 인턴제·경제자유구역 확대로 노동권 '축소' 우려도

유정복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는 일자리 공약에 질 나쁜 일자리로 지적받는 '청년 인턴제' 확대 시행을 명시해 "비정규직 양산 공약을 내걸었다"는 비판을 위원회로부터 받았다.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 또한 국내법에 명시된 노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을 우려가 큰 '경제자유구역'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해 "노동권 제약 공약을 내걸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송 후보는 다만 "인천 소재 중소기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만들 계획"이라며 "기업 사정에 맞춘 정규직 전환 프로그램을 지원해 민간 부문 비정규직 비율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점은 주목된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예산과 세부적인 실행 방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부산광역시의 서병수 새누리당 시장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 또한 각각 '임기 중 20만 개 일자리 창출'과 '고부가가치산업 육성 및 벤처 투자 펀드 조성 등을 통한 청년 일자리 확충'을 내걸었으나, 이 일자리들의 고용 형태를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며 산하 기관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화 및 처우개선 공약은 아예 없었다.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광역시장 후보는 '50만 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며 기업 유치와 중소기업 성장 지원을 위해 3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거액을 투입하겠다는 건데, 그렇게 창출될 50만 개 일자리의 질이 어떤 수준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또한 25만 개 창출 공약을 내놓았으나 비정규직 관련 공약은 없었다.

이런 상황은 '임기 내 18만 개 일자리 창출로 고용률 70% 달성'을 내건 최홍집 새누리당 강원도지사 후보도 마찬가지다. 한편, 최문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강원도형 생활임금제로 최저임금 6000원(현재 5210원)원을 목표 삼았으며, 위원회 질의에 "상시업무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원칙에 동의하고 전환과 차별 해소를 적극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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