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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고 "개인 문제 해소하기 위한 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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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고 "개인 문제 해소하기 위한 글 아니었다"

[이메일 인터뷰] "이혼 때문이 아니라 고승덕이 우리와 얘기도 안해 상처받아"

캔디 고(Candy Koh), 본명 고희경 씨는 1일 <프레시안>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을 "버림받은 딸(a forsaken daughter)"이라고 묘사했다. 아버지였던 고 후보가 고 씨와 고 씨의 남동생 교육에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조차 꺼렸다"는 것.

고 씨는 전날 고 후보가 "이혼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줘 평생 미안해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자신과 남동생은 부모의 이혼 때문에 상처받은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자신들과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처받았다"라고 반박했다.

고 씨는 이어 "고 후보의 재혼 사실도 인터넷을 통해 알았다"며 "아버지로서 가장 기본적인 자격 요건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고 씨는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나온 고승덕 변호사의 친딸이며, 자식을 돌보지 않은 고 후보는 "서울시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지난 5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관련 기사 : 고승덕 딸 "자식 안 돌본 아버지, 교육감 자격 없다")

▲ 캔디 고 씨는 지난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린 시절 고승덕 씨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

고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고 후보가 교육감으로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 씨는 "교육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며 "자신의 아이들과 공감한 적도, 아이들을 돌본 적도 없는 사람이 서울시 교육과 같은 큰 교육 정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 후보가 경영자로 변호사로 강연하는 것에 대해서는 얘기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교육감은 다르다"라고 못 박았다. 대중 앞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 정책을 만드는 교육감은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이런 사실을 숨긴 채 서울 시민들에게 (고 후보가 교육을 책임질 사람으로 자신을) 믿고 뽑아달라고 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고 씨는 조희연 교육감 후보 아들의 아버지 지지 글과 관련해 "용기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캔디 고 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1. 선거를 며칠 앞둔 상황에서 '서울시민에게'라는 페이스북 글이 엄청난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 당황스럽지는 않은지...

= 페이스북 페이지와 쪽지함에 그렇게 많은 메시지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약간 감당하기는 벅차지만, 내 편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돼 기쁘다. 서울 시민들이 스스로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많은 잣대를 가지고 살펴볼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이를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내가 원하는 전부다.

I have never received that much traffic in my Facebook page or inbox, so it is a bit overwhelming, but I am happy that I have been able to reach so many people with my letter. That is all I needed—too inform as many as possible so that Seoul’s citizens can have as many tools at their disposal to make the right decision for themselves.

2. 페이스북 글에 대해 먼저 어머니와 상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남동생 등 주변 반응은?

=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페이스북에 '서울시민에게'라는 글을 올렸다는 소식에 가족들도 물론 나를 지지해줬다. 얼굴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메시지 역시 감동적이었다. 공개적으로 편지를 쓰겠다고 결심하기까지 많은 용기와 숙고가 필요했다. (글이 공개된 후) 사람들의 따뜻한 말 덕에 내가 옳은 일을 했다는 확신이 생겼다. 매우 감사한다.

I am very fortunate to have many people who love and support me. My family has of course showed me their support as soon as they heard I was going to post the letter, and I have been touched by so many messages from people I have never even met. It took a lot of thinking and courage to make the decision to make the letter public and people’s kind words have given me assurance that I did the right thing. I am very grateful.

3. "고승덕 후보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 교육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과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아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조차 꺼렸다. 그가 어떤 큰 범위의 교육 정책에 몰두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심지어 그는 자기 아들과 딸과 공감하지도,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다. 자신의 아이들이 어느 학교를 다녔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모른다. 이런 사실을 숨기면서 서울 시민들의 신뢰를 얻으려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행위다.

I believe that education begins with those nearest a person. For him, it should have been his own children, but he was unwilling to even speak to them. This makes questionable whether he is able to apply any educational policy on a large scale—he cannot even empathize or care for his own son and daughter. It is dishonest to try to win the trust of Seoul’s citizens while hiding the fact that he never even knew what schools his own children went to and what they are doing with their lives.

4. "자신의 피붙이도 가르칠 의지가 없던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계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부모의 이혼 후, 아버지로서 최소한의 역할도 없었다는 건가.

= 그는 나와 동생에게 아빠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에게 전화나 이메일도 하지 않았다. 매우 쉬운 일인데도 말이다. 나는 그의 재혼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아빠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나는 그가 아빠로서 가장 기본적인 자질도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우리에게 말도 걸지 않았기 때문이다.

He did not act as a father to me or my brother. Even though it should have been very easy, he did not call or email us. I found about his remarriage through the Internet one day. I am not sure what most people believe is the role of a father, but since he did not even speak to us, I am assuming he did not fulfill even the most basic qualifications of a father.

5. 2000년대 초반, 고승덕 변호사가 학생들에게 성공하는 법을 강의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침묵을 지켰다. 15년 가까이 지난 현재 "더이상 침묵을 지키는 것은 서울시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강한 표현까지 썼다. 개인적인 원망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닌가.

= 그에게 화가 났거나 원한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빠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안정을 찾는 데 16년이 걸렸다. 많은 사람들이 편모 가정에서 자라기 때문에 이것은 특별한 상황은 아니다. 나는 그가 강의를 하고 공직에 출마하고 취임하는 과정을 봤다. 물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한 개인의 직업적인 삶의 영역에 개인적인 가정사가 엮어 들어갈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감을 다르다. 그가 자신의 아이들 교육에 결코 함께하지 않았다는 것은 유의미한 정보라고 생각한다. 버림받은딸로서, 나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아이들의 미래를 맡기려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야 했다. 나는 도덕적인 책임감을 갖고 말한 것이다. 내 편지는 개인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I am not angry at him, nor do I hold a grudge against him. It has been 16 years and I eventually came to peace with the fact that I did not have a father. Many people grow up under a single mother so this is not a unique circumstance. I have watched him give lectures, run for governor, and take office. I did not say anything also because someone’s personal life doesn’t have to be brought into discussion about their professional lives. But the position of the Superintendent of Education is different—I believed it was relevant information that this man never partook in the education of his own children. As a forsaken daughter, I had to let voters know who they may be entrusting the future of their own children. I spoke out of a sense of moral responsibility. My letter was not an attempt to resolve any kind of personal dispute.

6. 고승덕 변호사는 대한민국 저명 인사다. 캔디 고 씨 또래에게 '롤모델'이다. 공인 고승덕 후보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지 않을까?

=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의견이 있다. 나는 단지 유권자들에게 사실을 전달하려고 했던 것뿐이다.

Every person is entitled to their own opinions. I was only trying to deliver facts to voters.

7. 고승덕 후보가 6월 1일 오후 관련 입장을 밝힌다고 한다. 앞서 고 후보는 "이혼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줘 평생 미안해 하고 있다"고 했다. 받아들일 수 있나.

= 그의 공개 사과는 내가 쓴 '아버지가 자기 자식과 대화하지 않는다'라는 글에 대한 답이 아니다. 우리 남매는 이혼 과정에서 상처받은 게 아니라, 아버지가 우리에게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상처받은 것이다.

His public apology does not address the content of my letter, which was that he did not speak to his own children. Me and my brother were not hurt because of the nature of a divorce process—we were hurt because our own father did not wish to speak to us.

8. 고승덕 후보는 현 교육감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고승덕 21.9% 대 문용린 23.3%(5월 27~28일, 리얼미터 조사 결과). 캔디 고 씨의 글이 선거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 내 편지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 같고, 그래서 아마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Considering that my letter has been a subject of many people’s interests, so maybe it will have an impact.

9.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아들이 아버지를 지지하는 글을 썼다. 캔디 고 씨의 글과 비교돼 얘기되고 있는데... (봤다면 생각을 알고 싶고, 못 봤다면 캔디 고 씨가 생각하는 교육감 상을 묻고 싶다.)

= 그가 공개적으로 아버지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한 것은 감동적이고 용기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I think it is a touching and courageous thing that he did to publicly voice support for his father.

(= 번역 :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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