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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맞불…"전처, 한글도 제대로 안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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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맞불…"전처, 한글도 제대로 안 가르쳤다"

1일 기자회견 통해 '후보직 사퇴설' 일축하고 전처 일가 비난

친딸의 '폭로'로 궁지에 몰린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일 후보직 사퇴 관측을 일축하고, 자신의 전처와 딸을 비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딸이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글을 올린 데 대해 "부덕의 소치다. 서울시민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서울시민 여러분께 판단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선거 완주 의사를 밝혔다.

고 후보는 대부분 전처 박유아 씨와 전 장인인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에 대한 비판으로 기자회견 내용을 채웠다. "구차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한다고 나무라도 달게 받겠다"고 운을 뗀 고 후보는 "자녀들과 헤어진 경위를 말씀드리겠다"며 전처와 겪은 불화 및 이혼 사유에 대해 "저는 포스코 회장 겸 정계 거물이었던 박태준 회장의 둘째 사위였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1992년 한국에 귀국한 후, 자녀를 한국에서 키우기를 원하는 저와 미국 시민으로 키우고자 하는 전처 사이에 계속된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처는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도 한글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고, 한국 교육 시스템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다며 계속 미국에 가서 같이 살도록 종용했다. 불화가 이어지던 중에 1998년, 갑자기 아이를 잘 키우겠다고 하며 양육권을 달라고 한 후 일방적으로 아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면서 결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고 후보는 이어 "어린아이들이 그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저 또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집안의 딸에게 자식 양육권을 빼앗긴 아버지로서 많은 슬픔을 겪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피해자라는 것이다.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 ⓒ연합뉴스

사퇴설 일축…"자식 양육권 뺏긴 아버지로서 슬픔 겪어야 했다"
고 후보가 "아이들에게 한글도 제대로 안 가르쳤다"며 자녀 교육 문제를 불화의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고 후보의 전처 박유아 씨는 지난 1999년 <여성동아> 인터뷰를 통해 고 후보의 정치적 야망이 불화의 이유라고 주장했었다. 박 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한국 남자들은 궁극적인 목표가 국회의원 하는 것 같이 누가 좀 잘나간다 싶으면 '출마해도 되겠다' 그러지 않느냐. 국회의원 출마가 성공의 좌표인양 말이다. 하지만 전 처음부터 절대 안 된다고 말렸다"고 주장했었다. 고 후보의 정치 욕심이 불화의 원인이었다는 주장이다.

고 후보는 전처 박 씨의 재산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혼 과정에서 공동 명의 아파트를 넘겨주고 저는 빈털털이가 됐다. 그 후로 전처는 뉴저지에 콘도 두 채를 사서 언론에 오르내렸고, 한남동 호화 주택을 매입하기도 했다. 박태준 전 명예회장이 360억 재산 중 63억 원의 증여세를 낸 바 있다"고 전처를 비판했다.

고 후보는 자신의 장인이었던 박태준 전 명예회장에게도 화살을 돌렸다. 고 후보는 "저는 1999년 한나라당 보궐 선거 공천을 받았지만 공천을 반려한 적이 있다. 장인이자 자민련 총재였던 박태준 전 명예회장의 회유 압력으로 납치되다시피 기자회견장에 끌려갔다. 처가가 사위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다. 저는 당시 공천을 반려해야 했다"고 밝혔다.

당시 정치 상황은 'DJP연합'이 깨지기 전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을 잡은 박 전 명예회장의 입장에서 자신의 사위가 한나라당(지금의 새누리당) 공천을 받게 되면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고 후보는 자신의 친딸 고희경 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 딸의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등 행복한 생활을 했었다. 전처가 미국으로 떠난 후 미국에 가는 것을 저는 거부했지만 아이들이 한국에 들어올 때 만나기도 했다. 딸과는 전화를 하거나 문자, 카카오톡을 주고받았다. 딸 입장에서는 그것이 충분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딸이 교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고희경 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고승덕 후보)로부터 제게 '전화번호를 바꿨니'라고 묻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하나 왔다. '제가 전화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였다. 제 전화기는 울리지 않았다. 저는 2001년에 휴대전화를 처음 갖게 된 뒤 이제까지 늘 같은 번호를 써왔다. 이 에피소드는 그가 제게 연락하려고 전혀 애를 쓰지도 않았고 그가 제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고승덕, '배후는 문용린' 의혹 제기
고 후보는 친딸이 글을 올려 자신을 비난한 배후에 또 다른 보수 교육감 후보인 문용린 후보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선거 막바지에 딸이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올리는 참담한 상황인데, 일부 언론은 박태준 전 명예회장의 아들 박성빈 씨가 문용린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 조카가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고승덕과 싸워줘서 고맙다. 이게 우리 집안 뜻이다'라고 했고 이모, 사촌 등 전체 가족이 딸에게 격려를 보냈다. 이 상황은 그리 낮설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 후보는 "문 후보와 박 전 명예회장은 김대중 정부 때 교육부 장관과 총리로 재임했고, 박 전 명예회장 사망 시 문 후보가 장례위원이었다"며 "둘은 2대째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가 있고 저를 적으로 생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고 후보는 또 "문 후보를 추대한 올바른 교육감 추대회의의 실무 책임자인 이희범 사무총장이 4일 전부터 여러 시민단체에 '고승덕 교육감 절대로 안 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고 후보의 친딸 고희경 씨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후보는 자신의 자녀 교육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고 후보는 서울시교육감의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관련 기사 : 고승덕 딸 "자식 안 돌본 아버지, 교육감 자격 없다") 이 글이 파문을 일으키자 고 후보의 후보직 사퇴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고 후보는 자신의 딸과 전처를 비난하는 등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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