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안대희 카드 실패, 박근혜 '인사 파동' 악몽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안대희 카드 실패, 박근혜 '인사 파동' 악몽

'김기춘 책임론' 확산…사면초가 몰린 박근혜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오후 스스로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역대 인사청문 대상에 오른 후보자들 가운데 최고액의 '전관예우' 논란을 일으킨 파고를 넘지 못했다.(관련기사 보기)

'청렴 강직'한 이미지와 함께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얻은 '국민 검사' 인기는 총리 지명 엿새 만에 전관예우 논란과 함께 물거품이 됐다. 안 후보자는 지난 2012년 박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새누리당에 입당해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하기도 했으나, 박 대통령이 위기에 다시 한 번 꺼내 든 '안대희 카드'는 되레 부메랑이 됐다.

이날 오전 "재산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청문회에서 다 밝히겠다"고 했던 안 후보자가 오후 들어 돌연 사퇴를 발표한 점은 전격적이다. 전관예우 문제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다 예금과 별도로 현금 5억여 원을 보관한 문제 등 추가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대로는 어렵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자는 사퇴 기자회견 직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부에서도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안대희 파동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개연성이 있다. 김기춘 실장으로부터 안 후보자의 사퇴 의사를 전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안타까워 하면서도 만류하지 않은 대목이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총리 교체를 시작으로 내각 개편과 청와대 개편 등 인적 쇄신으로 세월호 참사 국면을 전환하려 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안 후보자의 낙마로 첫 단추부터 난항에 부딪혔다.

무엇보다 안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청와대의 인사검증 능력에 문제를 드러낸 점에서 뼈아프다. 5개월에 16억 원, 하루 1000만 원꼴로 벌어들인 그의 지난해 수입 문제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기 때문.

인사검증의 책임은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있다. '법조계 엘리트' 코스를 밟은 김 실장이 전관예우 문제에 관대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안 후보자 사퇴의 모든 책임은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총괄하는 김기춘 실장이 져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야당이 안대희 파동의 진앙으로 김기춘 실장에 대한 교체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고, 여론도 '김기춘 청와대'에 우호적이지 않아 박 대통령에게는 이중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기춘 교체설'이 물밑에서 떠돌기도 하지만, 김 실장의 청와대 비서진 장악력에 의존해 온 박 대통령이 실제로 비서실장 교체 카드를 빼들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을 경질하면서도 김기춘 실장에 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최종적으로 안 후보자를 총리로 지명한 박 대통령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안 후보자의 낙마로 박 대통령의 '법조계 중용' 인사 스타일이 또 한 번 체면을 구겼다.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였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전관예우 논란에 두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 등이 겹치면서 닷새 만에 스스로 물러났던 지난해 조각 파동과 흡사한 전개다.

세월호 참사와 반복되는 인사 파동, 청와대 책임론이라는 삼각파도에 박 대통령이 휘말린 형국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