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상처를 헤집는 망언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일부 목사와 교수들이 피해자 및 그 가족들을 비하하는 말과 글을 쏟아내 물의를 일으켰다.
세월호 가족 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27일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저희와 아이들을 비하하는 발언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데,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가족들의 마음이 너무 아프고 사회적으로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성적이고 법적인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최근 목사님들의 망언은 이런 적극적인 대처의 시작이 될 것 같다"며 "대한변협 변호사들과 법적 대응을 놓고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일부 인사들의 망언과 인터넷에 올라오는 비하성 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전담 모니터링팀을 설치해 필요하면 법적 대응을 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부회장을 맡고 있던 조광작 목사는 지난 20일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때 함께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은 모두 다 백정”이라고 말해서 비난을 샀다. 조 목사는 이 발언 이후 한기총 부회장 직에서 물러났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형교회인 사랑의 교회도 구설수에 올랐다. 이 교회 오정현 담임목사가 지난달 27일 미국 남가주사랑의교회 순장반 간담회에 참석해서 한 말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오 목사는 “이번에 정몽준 씨 아들이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을 향해) 미개하다고 했잖아요. 그건 사실 잘못된 말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거든요”라고 했다. 이어 그는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아들이) 아이답지 않은 말을 해 가지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희생자 유가족들이 국무총리가 진도에 방문했을 때) 총리에게 물을 뿌리고, 인정사정이 없는 거야. 몰아치기 시작하는데…”라고 말했다.
영화 '건국대통령 이승만' 후원회장과 보수단체인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대표 등을 맡고 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도 망언대열에 합류했다. 전 목사는 지난 25일 열린 주일 예배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혼자 사과할 일이 아니라 노무현 김대중 때 다 진행된 일"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연설을 듣고 울 때 안 우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것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냐"며 "세월호 사고가 난 건 좌파, 종북자들만 좋아하더라. 추도식 한다고 나와서 막 기뻐 뛰고 난리다"라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는 또 "왜? 이용할 재료가 생겼다고. 아니 추도식은 집구석에서 슬픔으로 돌아가신 고인들에게 해야지. 광화문 네거리에서 광란 피우라고 그랬어? 그게 국민 수준이냐는 말이야"라고 덧붙였다.
또 "서울시장 후보 정몽준 아들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미개하다'고 아이가 철이 없으니까 그냥 자기 느낌대로 뱉어 버렸다"며 "표현이 조금 문제가 있지만 애들은 단순하기 때문에 느끼는 그대로 말한다. 어린 애들 말은 약간 예언성이 있다. 순수하니까"고 말했다. 이밖에도 ‘일간베스트(일베)’ 등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비하하는 글을 종종 찾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인터넷에 올라온 비하성 발언에 대해서도 대응하기로 함에 따라, 이들 역시 법의 심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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