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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살아남았다"…'기춘대원군'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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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살아남았다"…'기춘대원군' 포에버

안대희조차 "나는 김기춘에 비하면 발바닥"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1차 인사 쇄신을 단행했다. 이미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안대희 전 대법관을 내정하고,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을 사실상 경질했다.

당장의 눈길은 내각을 총괄하는 안대희 신임 총리에게 쏠린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정홍원 전 총리 시절 책임총리제의 약속보다 '대독 총리', '방패 총리'로 위상을 약화해 온 만큼 갑자기 총리의 위상과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안 내정자가 지난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아 박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한 경력이 있어 당시 영입 때만큼 깜짝 발탁에 따른 충격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총리 발표만 있을 거란 예상을 깬 남재준 원장과 김장수 안보실장의 사표 수리는 전격적이라는 평가다.

남 원장은 2007년 NLL 대화록 공개 사건, 2012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등을 통해 국정 전면에 나서 야당으로부터 지속적인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으로 국정원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 지난달 15일에도 박 대통령은 국정원의 '셀프 개혁'을 당부하며 남 원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 이처럼 남 원장이 박 대통령이 각별한 신임을 받아온 터라, 이번 인사 개편 대상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왔었다.

그랬던 박 대통령이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한발 비켜 선 남 원장을 경질한 배경에는 획기적인 인적 개편 없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조속히 진정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장수 안보실장의 경질은 사실상 예고된 조치라는 평가다. 김 실장은 세월호 사건 관련한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김 실장은 인사 발표에 앞서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경질을 암시했다.

이들의 후임이 발표되지 않았으나, 국정의 중심을 장악해 온 군 출신 '투톱'이 한꺼번에 물러나는 모양새가 됐다. 따라서 후임자가 누구냐에 따라 이번 인적 쇄신이 실질적인 개편 효과로 이어질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인사 개편의 핵심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박 대통령의 변함없는 신뢰다. 총리보다 청와대가 사실상 내각을 관할하는 상태에서 김기춘 실장의 교체 여부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각종 정책과 인사와 깊숙이 관여하는 김 실장은 충성파 참모의 대표적인 인물. 총리와 내각 개편보다 청와대 개편, 그 중에서도 김 실장 교체에 이목이 쏠렸던 까닭이다. 

청와대는 김기춘 실장의 거취에 대해선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사실상 유임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인적 개편 작업이 마무리됐다고는 볼 수 없지만, 쇄신의 상징성을 극대화하려면 김기춘 실장 교체카드도 함께 빼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부통령', '왕실장', '기춘대원군'이라 불릴 정도로 위세를 떨쳐왔다. 

'5.16 장학생', 정수장학회 장학금 수혜자들의 모임인 '상청회' 회장 등을 맡아 '박정희 일가와 끈끈한 연을 맺어온 그가 이번 세월호 파고까지 타고 넘어감에 따라, 부친을 '롤 모델'로 삼는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도 강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장수 실장이 불참한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해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 실장의 유임은 박 대통령의 공안적 국정운영, 청와대 만기친람 국정운영의 연속을 시사한다. 총리에 발탁된 안대희 대법관이 한 때 김 실장의 명석한 두뇌를 칭찬하며 "나는 김기춘에 비하면 발바닥"이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있다. 

정치권에선 안대희 발탁과 남재준 경질보다 '김기춘 유임'이 이번 박 대통령의 인사 개편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데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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