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제1야당은 후보조차 마땅치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4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16일 마감한 결과,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대구시장 후보로 김부겸(56) 전 국회의원이 출마했지만, 대구 8개 구·군의 기초단체장 선거에는 달서구청장 김학기(54) 전 청와대 행정관 한 명만 나섰다. 특히, 대구시의원 선거에는 단 한 명의 후보도 내지 못했고, 102명을 뽑는 기초의원 후보도 15명을 내는 데 그쳤다. 비례대표는 광역의원 2명과 기초의원 5명이 나섰다.
반면, 새누리당은 대구시장을 비롯해 8개 구·군의 기초단체장과 27곳의 대구시의원, 44개 선거구의 기초의원 후보를 모두 공천했다. 특히, 야권 후보가 없는 임병헌 남구청장과 김문오 달성군수는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또, 대구시의원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후보가 '나홀로' 출마한 중구2선거구(류규하), 동구2선거구(장상수), 북구2선거구(최길영), 수성구3선거구(김창은), 달서구2선거구(조홍철), 달성군2선거구(최재훈)는 투표 자체가 사라졌다.
새정연의 이 같은 후보군은 진보정당과 비슷하거나 진보정당보다 못한 수준이다.
통합진보당은 송영우(41) 대구시장 후보와 권택흥(45) 동구청장 후보를 냈다. 새정연이 한 명도 내지 못한 대구시의원 선거에는 7명이 출마했고, 기초의원 선거에도 4명이 나섰다. 정의당 역시 이원준(46) 대구시장 후보와 기초의원 후보 6명이 출마했고, 노동당은 대구시의원과 기초의원 선거에 각각 2명씩 모두 4명이 뛰어들었다.
이들 진보정당의 출마자를 더하면, 대구시장 후보 2명과 구청장 후보 1명, 대구시의원 후보 9명, 기초의원 후보 12명으로, 당선 가능성을 떠나 출마자 수로만 보면 대구시의원 후보 한 명 내지 못한 새정연보다 많은 규모다.
앞서,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도 당시 제1야당인 민주당은 후보난에 시달렸다. 대구시장 후보로 이승천 대구시당위원장이 나섰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는 전체 8곳 가운데 동구와 달서구에만 후보가 나섰다. 당시 대구시의원 지역구 후보는 1명에 그쳤다. 기초의원 선거 역시 중구·달서구·달성군 각 2명과 수성구 1명을 포함해 7명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6.4지방선거에는 국회의원 3선을 지낸 김부겸 후보의 대구시장 선거 출마로 예전보다 훨씬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은 '안철수 신당'과 합당한데다, 지난 대선의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을 깨고 '공천'하기로 방침을 바꾸면서 대구지역 곳곳에 후보가 출마해 '야권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후보 등록 결과는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합당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측 후보군은 거의 늘지 않았고, 오랫동안 한 지역에서 표밭을 일군 후보도 눈에 띄지 않았다. 오히려 새정연 측 인사가 후보 등록에 임박해 진보정당 후보가 출마한 곳으로 선거구로 옮기거나, 탈당한 뒤 개혁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뛰고 있는 곳으로 출마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대구에서 진보·개혁성향의 야권 후보가 2명이상 출마할 경우 이들의 당선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홍의락 새정연 대구시당위원장은 이 같은 후보난에 대해 "아직까지 보수적인 대구 토양이 바뀌지 않았고, 당선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그렇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보수적인 대구의 분위기에 짓눌려 자신감이 없거나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출마를 결심한 뒤에도 가족이나 주위의 반대로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게 홍 위원장의 설명이다. 홍 위원장은 "김부겸 후보가 당선되면 대구의 분위기도 크게 바뀔 것"이라며 "대구시장 선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평화뉴스=프레시안 교류기사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