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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세월호 유족 미행 파문…유족 "불법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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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세월호 유족 미행 파문…유족 "불법 사찰"

경기경찰청장 "동의 안 거쳐 죄송하지만 미행, 사찰은 아냐"

사복 경찰들이 19일 세월호 유가족들을 미행하다가 들통 났다. 이들은 경찰이 아니라고 우기며 되레 유가족에게 시비를 걸었지만, 거센 추궁 끝에 결국 스스로 안산단원경찰서 정보과 형사라고 시인했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유가족 30여 명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이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4시 20분께 진도로 내려가다가 오후 7시 40분께 전북 고창군 고인돌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에서 유족들은 청와대에서 봤던 낯익은 얼굴의 두 남성을 발견했다. 유족들은 도망가려는 사복 입은 한 남성을 붙잡아 추궁했고, 그는 오랜 부인 끝에 자신을 안산 단원경찰서 정보과 소속 강모 정보관이라고 털어놨다. 뒤이어 유가족에게 "경찰이 아닌데 시비를 건다"고 되레 시비를 걸던 박모 정보관이 결국 자신을 형사라고 실토했다.

유족들은 "사복 경찰들이 불법 사찰을 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김형기 부위원장 등 유족 10여 명이 안산 단원경찰서로 항의 방문을 하고자 발걸음을 돌렸다. 
 
19일 단원경찰서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유가족 안전 문제가 염려돼 따라간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사태가 커지자 최동해 경기지방경찰청장과 구장회 안산 단원경찰서장은 20일 자정 안산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사과했다. 구장회 단원경찰서장은 "제가 평상시에 교육을 잘못시켜서 죄송하다"고 했다. 윗선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 정보과 형사들의 실수라고 발을 뺀 것이다.

최동해 청장은 "사전 동의 없이 사복 경찰이 유가족을 뒤따른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사복 경찰은 유가족 동의 안에서만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최 청장은 "사전 동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는 잘못이지만, 유가족을 보호하거나 활동에 도움이 되기 위해 한 것이지 불이익을 줄 마음은 아니었다"며 "나쁜 의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사찰이나 미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족들은 "왜 사찰을 인정하지 않느냐"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유족들이 왜 형사들이 초기에 신분을 숨겼느냐고 따지자, 최 청장은 "당황해서 신분을 밝히지 않았던 것 같다. 잘못한 부분이므로 엄중 문책하겠다"고 답했다. 유족들은 사복 경찰이 유가족 주위에서 정보 활동을 하면서 작성한 보고서를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최 청장은 "국회에도 공개하지 않는 자료"라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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