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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부의 인도주의적 활동, 진짜 속셈은?

[해외시각]"아프리카 장악 위한 트로이 목마"

지난 4월 14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반군이 여학생 200여 명을 납치한 사건이 벌어져 국제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이 한달이 넘도록 나이지리아 정부는 사태 해결에 무능과 무책임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들은 군사 지원을 해서라도 납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고, 이를 지지하는 국제사회의 여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인도주의적 군사지원'의 진짜 속셈은 아프리카에 대한 서방의 군사적 장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이런 시각에서 아프리카 문제를 다룬 글 '아프리카의 군사적 인도주의(Militarized Humanitarianism in Africa)의 주요 내용(원문보기)이다. 필자는 아프리카 문제를 전공한 조에바 로크 아메리칸대 국제정치학 박사로 이 글은 5월14일자로 <외교정책포커스>에 실렸다. 필자는 이 글에서 "아프리카는 미국 군사력의 교두보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이 목적을 위해 미 군부가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편집자

▲ 나이지리아에서 납치된 여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개입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등의 '인도주의적인 군사 지원'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재난 군사주의', 미 군부의 전략

300명 가까운 나이지리아 여학생들이 납치된 사건으로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피해자들을 구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개입해야 한다는 요청도 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미국인들이 모르는 가운데, 미국의 군부는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다.

이라크 전쟁이 끝나고, 아프가니스 전쟁도 끝나가고 있는 시기와 맞물려 아프리카는 미 군부의 교두보로 떠오르고 있다.

미군의 아프리카사령부(AFRICOM)은 6개 지역사령부 중 가장 늦게 출범했지만 부시 행정부 말기에 발족한 이후 아프리카 대륙에서 급속히 세력을 확산시켜왔다. 아프리콤은 이른바 3D(안보, 외교, 개발)'의 기치 아래 '저비용의 조용한 활동'을 기조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보고서들에 따르면, 아프리콤은 하루 평균 한 건 이상의 임무를 수용하고 있으며, 5000~8000명 규모의 지상군 병력을 곳곳에 운영하고 있다.

저명한 저널리스트 에릭 슈미트가 지난 3월 <뉴욕타임스>에 쓴 글에 따르면, 니제르의 다국적 훈련 프로그램인 아프리콤의 '플린트록'에는 공습이나 특수부대를 동원하는 대신 영양제와 모기장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테러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아프리콤을 인도주의적 활동으로 포장하는 것은 기껏해야 기만적인 것이다. '트로이 목마'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선물로 위장해서 필요할 때 아프리카 대륙 어느 곳에서건 진입을 위한 발판을 구축하는 것이 진짜 속셈이다.

아프리콤의 인도주의적 프로그램들이 부각되는 반면, 지상과 상공에 미군의 병력과 기술이 확대 배치되고 있다는 점은 언급이 잘 안되고 있다. 플린트록 작전은 아프리콤의 아프리카 대륙에서 수행하는 많은 훈련 프로그램 중 하나에 불과하다. 또한 지부티의 레보니에르 캠프는 예멘과 소말리아에 무인기 공습이 이뤄지는 발진 기지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이 새로운 에너지 자원 확보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프리콤의 많은 노력이 아프리카 산유국, 특히 케냐, 우간다, 가나, 기니만에 집중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프리카 서해안을 품은 기니만은 연안의 석유 매장지대 등으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가나의 항구도시 타코라디는 아예 '오일 시티'라고 불리는 곳인데, 아프리콤은 이곳에서 가나의 군대를 훈련시키고,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제적인 여성평화 네트워크 조직 '참안보를 위한 여성'의 활동가들이 '재난 군사주의'라고 이름 붙인 이런 활동들은 미 군부가 전세계적으로 펼치고 있는 일반적인 전략이다.

인도주의적 활동이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겠지만, 이런 활동들은 면밀하게 감시되고 조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참안보를 위한 여성'은 "인도주의적 지원과 군사활동을 혼합함으로써, 혼동과 불신, 투명성과 책임에 대한 의문이 초래된다"고 지적한다.

아프리콤의 인도주의적 임무를 선의나 갈등 방지를 위한 활동으로 보기보다는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이 군사화된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는 징후로 다뤄야 할 것이다.

(번역=이승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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