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윤석 의원이 중앙당의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지난 의원총회 당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게 '당을 떠나라'고 말한 이후 당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한 그는, 당시 발언의 전후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의원은 14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하기로 한 당 지도부의 결정에 대해 "광주 공천 좀 잘 하지"라고 간접 비판했다. 그는 지역 민심에 대해 "저도 전화를 많이 받는데 뿔이 많이 나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특히 광주 지역구 의원들이 윤 후보 지지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언급하며 "우리는 '뼉다구'가 있지, 시장 후보 한 명 세우는 데 국회의원 5명이 쪼르르…. 그렇게는 못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남지사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는데 오후까지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면서 "(이낙연 의원으로) 그대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 본인이 구속된 것도 아니고"라고 했다. 만약 지도부가 이 의원 측의 당비대납 의혹 등을 문제 삼아 결과를 뒤집는다면 어떻게 될 것 같은지 한 기자가 묻자 그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전남(의원)은 개개인이 다 장수급 투사"라고 했다.
"의원총회 발언, 내가 그렇게 안 했으면 해결 안 됐을 것"
이 의원은 자신의 지난 의원총회 발언(☞관련기사 보기) 배경에 대해, 전라남도 기초단체장 공천 절차가 시간상 급박한 상황인데도 당 지도부가 손을 놓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잘 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그렇게 안 했으면 전남 문제가 해결이 안 됐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렇게 난리를 치니까 새벽 2시에 통과시켰다"는 것.
이 의원은 14일 현재도 여론조사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날 밤중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이의제기가 있게 되면 향후 24시간 동안 재심을 해야 한다면서 그러면 15일 밤이나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16일 오전에야 최고위에서의 후보 확정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12일 작심 발언을 하고 나서야 그날 저녁 최고위가 열려 공천심사 결과를 추인했지만 이 역시 시간적으로 늦은 것이라는 말이다.
그는 자신이 이런 사정을 안 대표의 측근 2명에게 미리 얘기했고, 특히 안 대표 비서실장인 문병호 의원과는 수십 차례 통화를 했음에도 묵묵부답이었다고 했다. 자신은 의총 전에 '12일 오전까지 공천심사 결과가 추인되지 않으면 이러저러한 내용으로 의총에서 공개발언을 하겠다'고 김 대표 및 안 대표 측에 미리 통보까지 했다고도 했다.
공천심사 과정의 분란에 대해 말하던 중 그는 "박수현 의원 글쓴 것을 봤는데, 그게 딱 맞더라"고도 했다. 충남도당위원장인 박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공천과정이 새정치가 아니라는 것을 국민께 들키지 않기 위해 모욕감까지 인내해야 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며 "속에서 역겨운 것들이 꾸역꾸역 치밀어 올랐다"고 했었다.
박 의원은 "탈당을 만류하고 설득했음에도 뒤도 안돌아보고 탈당했던 인사들이 합당 후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것을 지켜봐야하는 모멸의 과정이었다"며 "거의 모든 지역에 자신들도 정체를 모르는 사람들을 데려와 공천을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날이면 날마다 벌어졌다"고 했다.
"지역구에선 '속이 다 시원하다', 최고위에선 '이윤석 징계하라' 했다"
그는 자신의 대변인직 사퇴에 대해서는 "전해듣기로, 12일 저녁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 의총 발언을 녹음한 것을 2~3번이나 들으면서 성토하고 징계를 줘야 한다고 했다고 하더라"며 "그 얘기를 전해듣고 30분 만에 '고별 브리핑'을 하겠다고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반면 지역구에서는 "속이 다 시원하다"며 잘했다는 반응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지도부가) 사퇴를 종용하더냐, 자진사퇴냐 물으면 말을 안 하겠다"고 입을 닫았다. 단 자신의 의총 발언을 전남 지역 모 중진의원이나 원로 인사가 부추긴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자신과 가까운 당 원로와 의총 전 통화를 한 것은 맞지만 '소탐대실하지 말되, 하고 싶은 말씀은 하라'는 말을 들은 게 전부였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의원총회 당시 자신의 발언 내용에 대해 "당에 흠이 될까봐 가슴앓이만 하고 있었다. (안 대표가) 전남에서 '합의만 해 오라'고 했는데, 합의해 왔으면 빨리 통과시켜 줘야 할 게 아니냐. 당 지도부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해 서운하다. 당을 이렇게 제대로 이끌수 없다면 차라리 당을 떠나시라. 새 정치라는 게 기득권 내려놓기라 했는데 안 대표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으시라. 안 대표가 가슴에 품고 있는 '나만이 유일한 대선후보'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대선후보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고 새 정치를 구현하면 그 진정성을 국민이 받아들일 것이다"는 내용이었다고 스스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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