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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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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

권오현 부회장 "적절한 보상 하겠다"

삼성 측이 삼성전자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린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반도체 백혈병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권 부회장은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 부회장은 “(백혈병 등 난치병) 발병 당사자와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 소송에서 저희가 보조 참가 형식으로 일부 관여해왔는데 이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1심 법원이 지난 2011년 산업재해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판결을 한 데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항소를 했었다. 삼성 측이 근로복지공단 편에 서서 재판에 참가해 왔는데, 이를 그만둔다는 뜻이다.

그리고 권 부회장은 “지난달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족, 심상정 정의당 의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등이 지난달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상방식 등을 제안한 것을 가리킨 말이다. 권 부회장은 “제안해주신 바에 따라 어려움을 겪으신 당사자, 가족 등과 상의하여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가 구성되도록 하고, 중재기구에서 보상 기준과 대상 등 필요한 내용을 정하면 그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반올림 측에 따르면, 삼성에서 반도체, LCD, 휴대폰 등을 만들던 노동자 가운데 193명의 노동자가 백혈병, 뇌종양, 유방암 등 각종 중증질환에 걸렸다. 이 가운데 73명은 사망했다. 이는 반올림에 제보된 숫자로, 실제 규모는 더 많을 수 있다. 삼성전자 공장 산재 문제는 지난 2007년 고(故) 황유미 씨의 사망을 계기로 크게 부각됐다. 지난 7년 간, 피해자 가족 및 반올림 측이 삼성 측에 사과 및 산재 인정 등을 요구해왔었다. 삼성 측의 공식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 고(故) 황유미 씨와 부친 황상기 씨. ⓒ반올림

다음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표 내용 전문이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직원의 가족과 반올림, 심상정 정의당 의원 측에서 4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해주신 것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입장을 말씀 드립니다.


저희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려 투병하고 있고, 그 분들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삼성전자가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직원들의 노고와 헌신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이 분들처럼 고통을 겪으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입니다.


또한 이 분들과 가족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저희가 소홀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저희는 이 문제를 성심성의껏 해결해 나가려고 합니다. 지난 달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안해주신 바에 따라 어려움을 겪으신 당사자, 가족 등과 상의하여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가 구성되도록 하고, 중재기구에서 보상 기준과 대상 등 필요한 내용을 정하면 그에 따르겠습니다.


제안에 참여해주신 가족 분들과 반올림, 심상정 의원께서는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기관을 통해 반도체사업장에서의 안전 보건관리 현황 등에 대해 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재발 방지 대책을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발병 당사자와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 소송에서 저희가 보조 참가 형식으로 일부 관여해왔는데 이를 철회하겠습니다.


저희들의 이번 제안 수용을 계기로 이른 시일 내 이 문제가 완만히 해결돼 당사자와 가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덜어지길 바랍니다.


2014년 5월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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