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내홍이 큰불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 시절 김한길 대표에 의해 임명된 이윤석 당 수석대변인이 의원총회에서 김 대표와 안철수 공동대표에게 "당을 떠나라"고 하는가 하면, 한 비주류 의원으로부터는 '당 대표 퇴진 투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전남 무안·신안이 지역구인 이윤석 의원은 12일 의원총회 비공개 부분에서 김·안 공동대표에 대해 "이렇게 할 거면 당을 떠나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의원은 의총에서 공개 발언을 하겠다고 요청했으나, 원내 지도부가 발언을 막으며 의원총회를 급히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이 의원이) 공개 발언을 통해 '대표가 중심을 잡고 역할을 해 달라'고 할 계획이었는데, 계획보다 세게 말이 나간 것 같다"고 전했다. 김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한 당직자도 "정확히 '당 나가라'고 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취지의 말을 하긴 했다"고 확인했다.
이 의원은 당 수석대변인직 외에 전남도당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 의원의 이날 발언은 전남지역 기초공천 과정에서 안철수계와 쌓인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요일인 전날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공천 결과를 확정해 지도부로 올려보냈지만, 지도부는 11일 저녁에 이어 12일 오전 최고위에서도 심사를 보류했다.
의총 발언신청을 했다 가로막힌 정청래 의원 역시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하면서 '당대표 퇴진 투쟁 불사' 등 거친 언사를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두 공동대표를 겨냥한 노골적인 비난글을 올렸고,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트위터에 쓴 글과 거의 대동소이한 발언을 했다.
정 의원은 트위터에 "각 시도당 공천심사위원회장이 쑥대밭이 되었다. 엉망이다"라며 "당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국민과 당원이 원한다면, 당 대표 퇴진투쟁도 불사하겠다"고 썼다. 또 "김한길-안철수 참 답이 없다. 쌍끌이로 답답하다"라며 "이제 제가 선봉에 서겠다. 생떼쓰기, '깜'도 안되는 내 사람 내리꽂기, 반민주적 폭거를 민주와 정의의 이름으로 격퇴시키겠다"고 두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정 의원은 전날도 "시도당 공심위를 무력화시키며 생떼쓰기 공천만행 쿠데타 기도, 국민들은 안철수 측의 민낯을 목도할 것"이라며 "참을 만큼 참았다. 안철수의 공천만행을 규탄한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전국 시도당 공심위가 안(대표)측의 생떼쓰기로 쑥대밭이 되었다. 하나하나 민주의 이름으로 단죄하는 심정으로 공개하겠다"며 "아마 안철수 당 대표직 유지가 힘들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김영환 의원도 공개 부분 발언에서 안산시장 전략공천 결정을 정면 비판하며 "당 지도부는 이쯤에서 새 정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쏘아붙이는 등 기초선거 공천과 관련된 격한 내분이 감지됐었다. (☞관련기사 보기)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의총 결과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과 정 의원의 발언 내용에 대한 확인을 요청받았으나 답을 하지 않았다. 박 원내대변인은 다만 "김 대표가 이 의원에게 소리를 질렀다는 말이 있는데, 김 대표나 안 대표는 의총 내내 한 마디도 안 하고 듣고만 있었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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