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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로비파문에 정치권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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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로비파문에 정치권 '발칵'

의협 회장 "한나라-우리당 의원 3명에게 매달 돈 줬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3명에게 각각 매달 200만 원의 금품을 제공하며 로비를 해 왔다는 대한의사협회 장동익 회장의 발언이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 동안 풍문으로만 떠돌던 이익집단의 정치권에 대한 음성 로비 실태가 당사자의 입을 통해 확인되면서 불똥은 금새 정치권으로 튀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뛰었으나, 정치권에선 이미 돈을 받은 정치인들의 이름까지 나돌고 있다.
  
  "그 사람이 맨입에 하겠나"
  
  KBS가 23일 밤 공개한 지난 달 31일 대한의협 강원도협회 대의원대회 녹취록은 충격적이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장 회장은 "한나라당 의원 2명, 열린우리당 (의원) 1명에게 (매달) 200만 원씩 600만 원을 쓰고 있다"며 "한나라당 모 의원이 (의협에 유리한) 연말정산 대체법안을 만들기로 했다. 그 사람이 맨 입에 하겠나. 연말정산 때문에 1000만 원을 현찰로 줬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또 "법안소위 한나라당 의원 3명을 우리 편으로 만들었으며, 4명만 잡으면 의료법도 법안소위에서 폐기할 수 있다"고 말해 의사와 약사 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는 의료법 개정을 둘러싼 '돈 로비' 의혹의 실체를 사실상 시인했다.
  
  그는 "술을 먹여서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 9명을 완전히 우리 사람으로 만들었다"면서 "복지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골프 접대하고 거마비도 집어 줬다"고 말했다.
  
  장 회장이 지난해 5월 의협 회장에 취임한 이후 정치권에 정기적으로 건넨 현금은 모두 66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장 회장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1000만 원을 제공했다는 것은 실수로 후원이라는 단어를 빼고 표현한 것이고 영수증도 갖고 있다"면서 "또 매달 200만 원씩을 제공했다는 말도 회장이 무능하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실제 사실보다 과장되게, 회원들이 듣기 좋게끔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열린우리-한나라 "법적 대응도 검토"
  
  소속 의원들이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자체 진상조사에 나서는 한편 장 회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복지위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과 여야를 막론하고 전체적으로 국회의원들이 금품로비에 대해 묻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상임위를 열기로 했다"면서 "장 회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분명히 실명으로 로비 행태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어 "이 사안에 대해 장동익 회장이 구체적으로 밝힘과 더불어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 한 점 의혹도 없는 진실규명을 해야 한다"면서 "사실 여부에 따라 장 회장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김충환 공보부대표는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들은 장 회장으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보좌진들 또한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 수단을 포함해 적극적으로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 비공개로 열린 국회 대책회의에서 황우여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는 윤리위에 시켜 직권조사도 할 수 있는 사항"이라면서 "필요하다면 단호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위 소속인 박재완 비서실장도 "사건의 경위를 파악한 후 필요하다면 당 윤리위를 소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론을 뒷돈으로 바꿔"…"부패의 중심에 한나라가"
  
  반면 정치권의 다른 정파들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함께 비판하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통합신당모임의 양형일 대변인은 "대한의사협회의 복지위 소속 의원들에 대한 로비는 국회의 공론을 뒷돈으로 바꾼 것"이라면서 "사안 자체가 대단히 충격적이다. 만일 사실이라면 대가를 목적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준 것이다. 해당 의원들의 해명과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김형탁 대변인은 "'혹시나' 했던 이익단체의 돈 로비 행각이 '역시나'로 확인됐다"면서 "더 이상 변명은 필요 없다. 관련 의원들은 즉각 사퇴하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몰아세웠다.
  
  특히 김 대변인은 "법안소위 한나라당 의원 3명을 우리 편으로 만들었으며 4명만 잡으면 의료법도 법안소위에서 폐기할 수 있다"는 녹취록의 내용을 언급하며 "돈에 매수된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익단체에 놀아나면서 법안이 좌지우지 되었다는 것이다. 온갖 부정부패의 중심에는 예외 없이 한나라당이 있다"고 몰아쳤다.
  
  한편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하기로 합의했다. 복지위에서 각 당 의원들은 장동익 회장을 소환해 이번 로비파문에 관련된 내용을 직접 추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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