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과 '박근혜 정권 퇴진' 등을 촉구하며 기습 시위를 벌였던 대학생들이 전원 경찰에 연행됐다.
감리교신학대 도시빈민선교회 학생 8명은 8일 오후 2시30분께 사다리를 이용해 광장 내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가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라고 적은 노란색 플래카드를 들고 "아이들을 살려내라", "유가족 요구안 전면 수용", "특검 실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스스로를 보수 정권이라 칭하며 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박근혜 정권은 초기 대응 능력부터 미흡했고 유족에 대한 탄압도 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분노를 사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외쳤다.
학생들이 동상을 기습 점거하자마자 경찰은 바로 학생들을 전원 연행했다.
이날 오후 3시께는 한신대, 전남대, 덕성여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산대, 경기대 총학생회장 등 대학생 약 25명이 청와대와 가까운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묻고 내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생존자를 구조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구조하지 못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 아직 유족 앞에서 사과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지난 6일 박 대통령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했는데 이를 어떻게 행동으로 보일 것인지를 공개 질의했다.
이들은 "어버이날을 맞아, 지난달 20일 실종자 가족들이 옮기려 했었던 청와대로의 발걸음을 우리 대학생들이 이어 나가려고 한다"며 "공개 질의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때까지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신대학교 1학년 문형인 학생은 "세월호 관련한 집회를 하면 정부는 계속 '불법' 집회라며 깎아내리는데, 예전 민주화 운동 때에도 경찰이 불법 집회가 아니라고 부른 것은 없었다"며 "당당하게 집회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회견을 마친 후 공개 질의서를 들고 청와대로 향하려 했으나 경찰 200여 명에 가로막혔다. 참가자들을 대표해 김유진 총학생회장이 청와대로 향한 사이 나머지 학생들은 주민센터 앞에 연좌하고 자유 발언을 이어 나갔다.
질의서를 전달하고 돌아온 김 총학생회장은 "안에 들어가 보니 관광객도 정말 많고 일인 시위를 하는 사람도 보였는데 왜 대학생들은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는지 많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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