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500여 명이 6일 '종교탄압 중단 요구 집회'를 열고 세월호 사고 선사인 청해진해운 및 유병언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를 빌미로 정부가 자신들을 매도하고 있다며 종교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3시 인천시 남구 학익동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는 인천을 비롯한 서울·경기지역 신도 500여 명(경찰 추산 4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기독교복음침례회에 대한 검찰의 무차별적인 인권·종교 탄압 중지 △교회를 수색해 압수해 간 문서 및 기물 반환 △검찰 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서울·인천 경찰청은 의경 7개 중대와 2개 소대 등 1200명을 배치했다.
'평범한 신도'라고 밝힌 한 신도는 "세월호 참사는 불의의 사고다. 사고가 일어나면 구조가 우선이고, 그다음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순서인데 대한민국은 오대양 사건이 우리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누명을 씌워 살인집단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범한 신도들을 '죽일 놈'들로 만들어 세계 유례없는 종교 단체의 압수수색을 자행하고, 인권을 유린했다"며 "국민들이 정부를 믿지 않으니 우리가 마치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사전에 잘 짜인 각본대로 가고 있는 의혹이 든다. 마녀 사냥이나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다는 조 모 씨는 "세월호 침몰 사고와 우리가 믿고 있는 신앙이 관련이 있는지 먼저 묻고 싶다. 우리는 단지 성경을 연구하는 모임일 뿐이다"며 "선장 이준석 씨도 우리 교인이 아니다. 청해진해운 직원 중 우리 신도는 10%에 불과하다. 그 점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고 언론의 왜곡 보도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이지, '한 사람을 섬기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리고 생명에 대해 한명 한명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종교탄압 OUT', '정부 무능 덮으려고 종교 탄압 웬 말이냐', '검찰의 표적 수사 누구의 기획인가', '정부에 관한 국민의 분노를 구원파로 돌리지 마십시오', '청해진해운 내 구원파 교인은 극소수다' 등의 팻말과 현수막들을 들고 집회를 진행했다.
한편 집회 도중 발언대 가까이에 있던 카메라 삼각대가 쓰러지면서 40대 남자 신도 한 명이 머리에 맞아 피를 흘려 긴급 출동한 구급차로 이송되기도 했다.
또 집회가 시작되기 전 한 시민은 거리에 앉아 있는 신도들을 향해 "왜 인도를 막아? (항의하려면) 당신네 교회 가서 하라"며 고함을 지르다 경찰에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6월 3일까지 장기 집회 신고를 한 상태다. 경찰은 향후 이들의 집회 시기나 규모를 알 수 없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장기 집회 신고만 한 상태고 언제, 몇 명이 모여 집회를 다시 열지는 밝히지 않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밤늦게까지 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어서 경찰은 500명을 남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지난 6일 "유병언 전 일가 비리 의혹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면서 "집회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으면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천뉴스=프레시안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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