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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별" 스타와 골수팬, 그 길고도 끈끈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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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별" 스타와 골수팬, 그 길고도 끈끈한 인연

[TV PLAY] '합동 팬 미팅' MBC 파일럿 <별바라기>

강호동이 MBC <무릎팍 도사> 이후 약 1년 만에 <별바라기>로 돌아왔다. 스타의 팬들을 섭외해 그들로부터 스타의 과거, 매력 등을 들어보는 파일럿 프로그램 <별바라기>는 다년간 SBS <스타킹> 진행으로 축적된 일반인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능숙한 강호동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강호동의 탁월한 진행능력보다는 골수팬들의 거침없는 입담이 더욱 돋보인 첫 회였다.

<별바라기> 첫 회에는 이제는 팬이 아니라 술친구가 되어버린 이휘재의 20년 지기 팬, 은지원을 보기 위해 전교 1등을 하고 부모님께 상경 허락을 받은 17년 골수팬, 인피니트 성열 덕분에 산후우울증을 극복한 아줌마 팬, 손진영을 위해서라면 땅과 산삼도 아깝지 않은 부모님뻘 팬들이 출연했다.

▲ MBC 파일럿 예능 <별바라기> 1기 모집 공고. ©MBC

<별바라기>의 핵심은 애정 어워드다. 애정 어워드를 통해 스타에 대한 애정도를 테스트한 후, MC를 제외한 스타들의 투표를 통해 최고의 팬에게 해외여행권을 부상으로 수여한다. 이휘재의 팬은 그가 활동했던 20년 동안 직접 모은 사진, 비디오테이프, 각종 기사, 우비, 책받침을 들고 나왔고, 14년 전 이휘재 팬 미팅 영상이라는 희귀 자료도 공개했다. 인피니트 성열의 팬은 출산 직후 깜깜한 어둠이었던 시절 인피니트 무대를 보고 “내 삶의 별”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이라면 충분히 흥미로운 구성이지만, 이 포맷이 매주 지속된다면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단골 코너 중 하나인 ‘스타의 과거 전격 공개’, ‘스타 별별 매력’ 등과 별반 다를 바가 없을 것 같다. 타이틀은 ‘합동 팬 미팅’이라고 붙였지만, 한 팬의 이야기가 끝나면 다른 팬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진행은 다른 출연자와의 연결고리가 형성될 수 없게 만드는 구성이다. 차라리 전성기 시절이 비슷했던 스타, 과거 라이벌 관계였던 스타 등 매 회 테마를 정해 스타와 팬을 섭외한다면 한 팬의 고백에 다른 팬이 끼어들 수 있는 여지가 생기지 않을까 한다.

보아 별바라기로 출연했으나 정작 보아가 출연하지 않아 “보아 나올 때까지 출연하겠다”고 버티는 게스트 김영철은 이제 너무나 식상한 캐릭터라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송은이를 비롯해 신동, 소유, 권오중도 본인의 캐릭터를 정하기는커녕 제대로 된 말 한마디 해보지 않고 방송이 끝나버렸다. 패널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지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별바라기>의 재미 요소는 분명 있었다. 일반인들의 의외의 입담이었다. 단순한 예능감이라 할 순 없다. 이제 갓 팬의 길에 입성한 소녀팬이 아니라, 10~20년 동안 스타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남들은 알지 못한 비밀이나 조언을 돌직구로 던지는 골수팬이었기에 가능한 입담이었을 것이다. 특히 “(팬들에게 먼저 이야기 안하고) 결혼했으면 잘 살기라도 하지”, “(팬서비스는) 인피니트 좀 보고 배우라”는 은지원 팬의 공격은 그 어떤 연예인 출연자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말이었다.

▲ <별바라기>에 출연한 은지원 팬. ©MBC

진짜 문제는 <별바라기>가 정규편성 됐을 때 드러날 것이다. 일반 시청자들이 스타와 팬의 끈끈한 관계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려면, 그만큼 스타가 ‘핫’하거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특별해야 한다. “유인영한테 팬이 있는 줄 몰랐다”는 권오중의 독설이 딱히 틀린 말은 아닌 것이, 시청자들이 아직 유인영에 대해서도 많이 알지 못하는데 그녀의 팬으로부터 듣고 싶은 얘기가 과연 무엇일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돌 그룹 덕분에 우울증을 극복했다거나, 자신의 재능을 살려 스타를 위한 옷을 직접 만들었다는 사연은 훈훈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완전히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만 당부하겠다.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다면, ‘무결점 꽃미남’ 이휘재, ‘10등신 바비인영’ 유인영 같은 다소 오글거리는 팬들의 애칭은 조금 자제했으면 한다. 물론, 무대에서 보면 팬들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팬들이 스스로를 ‘새우젓’이라 부른다는 닉네임은 신선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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