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 이후 실질적인 북한의 2인자로 꼽혔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해임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룡해 해임의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의 해임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점, 또 공식적으로 해임됐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은 점 등을 미뤄볼 때 건강 이상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일 5.1절 경축 노동자연회 소식을 전하며 황병서를 인민군 총정치국장으로 소개해 최룡해가 이 자리에서 해임됐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황병서의 총정치국장 임명은 지난 4월 26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관측된다.
최룡해가 총정치국장 자리에서 해임되면서 그가 실각 또는 숙청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난 4월 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최룡해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승진했다”면서 최룡해가 완전히 정치적으로 실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시사했다.
최룡해가 해임됐다는 것이 북한의 공식 매체를 통해 보도되지 않았다는 점도 그의 정치적 실각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장성택 같은 경우도 숙청 전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직위에서 해임됐다는 보도가 공식적으로 나왔었고 리용호 역시 해임 소식이 공식적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최룡해의 경우 총정치국 확대회의라든지 관련 회의를 개최했다는 사실도 보도되지 않고 있다”며 “최룡해가 리용호나 장성택과는 달리 숙청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최룡해 교체 이유를 단정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 “최근 최룡해의 건강에 다소 이상이 있는 것은 확인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단정적으로 보기에는 확실한 근거도 없는 상황이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총정치국장 교체, 김정은으로의 권력 공고화?
황병서 신임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생모인 고영희의 신임을 받으면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앞장섰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3월 중순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으며 이어 지난 4월 26일에는 대장(별 4개)보다 높은 차수 계급으로 승진하며 김정은 정권의 새로운 권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번 총정치국장의 교체로 김정은 1인 지배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2년 4월 김정은 체제 공식 출범 이후 2년 만에 군부의 3대 핵심 직책인 총정치국장,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을 맡은 인물이 모두 교체되면서 김정은으로 권력이 더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황병서가 최룡해가 가지고 있던 ‘항일 빨치산 상징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김정은으로 권력이 공고화되는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최룡해 부친 최현이 북한에서 김일성 다음으로 높게 평가받는 항일빨치산이라는 것, 최룡해가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와 리더십에 비춰볼 때 그는 김정은 권력이 불안정해질 경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인물”이라며 “황병서는 이에 비해 최룡해 같은 리더십과 가족 배경을 가지지 못한 실무형 인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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