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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버스기사 자결 기도…노동절 비보에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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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버스기사 자결 기도…노동절 비보에 '참담'

법원 '부당해고' 판결…공공노조 "악질 버스 자본"

2년여 전 해고된 진 모(48) 버스 노동자가 노동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오후 자결을 기도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위독한 상태다. 하루 뒤인 1일 오전 행정법원은 해고 무효 판결을 내렸다. 노동계는 "부당 해고와 각종 노조 탈퇴 회유·협박이 불러온 참담한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진 씨는 전북 버스회사인 신성여객에서 일하다 2010년 말 지역 버스 노동자 740여 명과 함께 파업을 벌였다. 노조 탄압 중단과 미지급한 최저임금 지급, 근로기준법에 준하는 근로시간, 식사시간 보장 등이 내걸렸다. 파업 전 전북 버스업계 노동 시간은 15~16시간, 버스 기사의 월평균 월급은 120~160만 원에 불과했다고 민주노총은 밝혔다.

이듬해 합의를 하고 복귀했지만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연맹 전북본부의 말을 종합하면, 어용노조가 3년 치 체불임금 1인당 1000만 원을 위로금 100만 원으로 바꿔 지급하는 데 합의하고 집행부만 월급 70만 원을 인상하는 뒷거래를 했다. 이에 반발한 민주노총 소속 버스 노동자들이 2012년 다시 파업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진 씨는 해고됐다. 

지방노동위원회는 진 씨에 대한 해고를 부당하다고 판결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노위 결과를 뒤집었다. 진씨가 회사 앞 국기게양대에 목을 매기로 결심한 날은 최종 행정심판 선고일 전날이었다. 공영옥 전북본부 조직국장은 1일 오전 "방금 행정법원에서 해고 무효라는 판결을 받았다"며 답답해했다. 

전북본부는 해고 이후 진 씨를 상대로 사측이 지속적인 회유와 협박을 했다고도 밝혔다. 공 조직국장은 "노동조합이 3개가 있다. 사측은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복직시켜주겠다' 회유를 진 씨에게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진 씨가 얼마 전 동료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나 죽어 민주버스가 더 발전하길 빌게요. (중략) 내가 자존심 버리고 살아나려고 발버둥 쳤는데 나를 이용하네요. 용서하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다. 

노동절 오전 해고 노동자의 자결 시도 소식을 접한 노동계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민주노총은 "세월호 참극이 지속하는 이 순간에도 노동자들은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노동절 대회를 통해 모든 사회적 죽음을 애도하고 분노를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연맹 또한 "전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주노조 탄압에 대해 전 조직적인 역량을 동원해 투쟁해서 악질 버스 자본을 발본색원하고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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