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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구조 0명'이라는 해경의 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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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구조 0명'이라는 해경의 진기록

[세월호 참사] 20년전 서해훼리호 참사와 똑같은 대응

"이젠 욕도 아깝다는 생각뿐이군요.
수백명의 생명이 죽어가는데 절차 따지고 지휘체계 따지고.. .
당신들 자식이었대도 그랬을까요??
한 언론이 말하더군요.
80명 구조한 게 그게 구조냐고 탈출이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나요?
정몽준 아들처럼 국민들이 미개하고 무지해서 아무것도 모를거라 생각했나요??
애초부터 다 죽었다는 가정하에 구조할 의지조차 없던 해경이었다는 거
아무리 변명하고 남의 탓으로 돌려도 국민들은 다 압니다.
장비도 없고 능력도 안되면서 무슨 배짱으로 시급한 상황에서 더 좋은 의견들 더 좋은 장비들
다 무시하고 하다하다 안되니까 변명 일색에 뒷북까지...
대변인이 브리핑하면서 rov가 어쩌고 저쩌고하면 헛웃음이 날 뿐입니다.
그따위 허접한 브리핑 때려치라 하세요!
청와대도 책임없다하고 그 어디도 책임지려는 곳이 없는 게 정상적인 나라입니까??
이게 나라에요??
사람이 하는 일이니 당황할 수 있고 실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수나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안되니까 국민들이 더 분노하는 겁니다.

선원들이나 1차적인 책임이 있는 해운사 및 여러 관료들의 행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건 말할 것도 없고
밥그릇 싸움하느라 초기대응에 실패하고 구조작업에 있어 불합리하고 부조리했던 모든 부분에 대한 책임 반드시 져야 할겁니다!!"

"밥그릇 싸움에 구조 실패한 해경"

24일 해양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밥그릇 싸움에 구조 실패한 썩어 문드러진 해경과 대한민국 정부!!'라는 누리꾼(작성자 남*희)의 글이다.

비슷한 내용으로 해경을 질타하는 누리꾼들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고, 이들의 내용이 심상치 않은 것은 질타라기보다는 분노에 가깝기 때문이다.

누리꾼의 지적처럼 해경에 의해 시신이 구조됐는지는 몰라도, 생존자들은 해경이 구조했다기보다 '탈출'로 해경의 작업을 도왔다고 해야할 지경이다. 구조라면 '탈출'하지 못한 생존자들을 구해내는 작업이어야 하고, 그것을 온국민이 기대했다.

결과는 세월호 침몰 참사의 실종자 중 사고 9일째가 된 24일까지 단 한 명도 '생존자'로 구조되지 못했다는 참담한 것이다. 이제 실종자 가족들은 해경이 실종자를 '생존자'로 기록되는 성과를 거두는 것을 '기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해경에 대해 분노를 하고 있다.

한 해경 간부는 해경의 초기 대응이 미진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해경이 못한 게 뭐가 있느냐. 80명 구했으면 대단한 것 아니냐"라고 항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직위해제됐다. 그는 "거두절미한 보도"라면서 억울해 하고 있다지만, "이런 사람들이 간부이니 해경이 저 모양"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킨 상징적인 사례가 되었다.

▲세월호 참사에서 해경은 '실종자 구조 0명'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면서 초기 대응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기록'이라고 해도 믿을 '서해훼리호 참사'

해군 특수전 전단(UDT) 동지회 측이 23일 저녁 '해경의 안일한 태도와 관료적 사고를 고발한다' 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해경은 자기방어에 급급한 처지가 됐다. 해경은 "민간잠수부들을 구조작업에 참여시키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진위 여부를 차치하고 민심은 "오죽하면 UDT 동지회가 해경을 비판하는 성명까지 발표했을까"라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UDT는 성명에서 "사고 초기 해경측에 UDT 출신의 전문다이버들이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해경의 안일하고 관료적인 자세로 묵살되어 혹여 구할 수 있는 어린 생명을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받게 하는 것에 대해 격분한다"며 해경을 질타했다.

민간잠수부들 사이에서는 해경이 생존자 구조 가능성이 희박하자, 시신 회수라도 실적으로 내세우기 위해 민간잠수부를 일부러 배제하려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마침내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해경의 초기 대응과 구조 작업이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총괄책임자인 안상돈 광주고검 차장검사는 24일 "지난 17일 수사본부 출범 당시 사고 원인과 사고 발생 후 구조 상황을 제대로 조사하겠다고 이미 밝혔었다"고 해경도 수사 대상이 될 것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경도 참여하는 수사본부가 해경에 대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21년 전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를 기록한 국가기록원 공식기록을 찾아보고 "이번 세월호 참사와 다른 점이 얼마나 될까요? 1993년에도 ‘후진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 했는데, 그 일이 2014년에 또 일어났습니다. 한국이 퇴보 중이라는 명백한 증거"라고 탄식했다.

아닌 게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나 상황은 좀 다를 지라도 기본적인 골격은 '주어'를 빼면 세월호 침몰 참사 기록처럼 여겨질 정도로 비슷하다.

1."인명피해 사망 292명. 각 언론 매체에서 '후진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로 보도되어 온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2."사고원인이 밝혀질수록 국민들의 실망은 더욱 깊어졌다. 당국의 관리감독도 형식적으로 이뤄져 있었다. 선장은 자질이 부족했고, 항해사는 휴가 중이라 업무를 갑판장이 대신했다."

3."사고 직후 위급상황을 알려준 사람도 없었고, 해난 구조체계에도 구멍이 뚫려 있었다. 경찰헬기는 신고 접수 후 30분 뒤에 출동했고, 해경 소속 경비함정은 사고 현장에 1시간 뒤에 도착, 시체 인양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4."향후 유사 사고의 대책으로는 승선인원의 철저한 확인 및 승선인원 통제 등 철저한 안전대책이 요구되며, 소방측면에 있어서 구조수색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장비확보와 수중작업이 가능한 전문 인력 양성 등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4번의 내용은 세월호 침몰 사고의 경위가 보여주듯 20여 년이 지나도록 실제로는 이뤄진 것이 없었다. '실종자 구조 0명'의 결과를 두고 해경 탓만 하기에는 '정부의 무능'은 뿌리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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