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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도 시험선수 만들자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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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도 시험선수 만들자는 말이냐"

노 대통령, EBS특강서 '3불정책 폐기' 주장 일축

노무현 대통령이 "3불 정책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이것을 무너뜨리려는 사회적 흐름들이 계속 있다"고 우려하며 "이 점을 우리가 잘 방어해 나가지 못하면 진짜 우리 교육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허용하지 않아서 대학 경쟁력이 강화되지 않는다'는 일부 대학과 언론의 주장에 대한 강력한 반발로 최소한 노 대통령 임기 내, 2008학년도 입시에서는 이에 대한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다.
  
  노 대통령은 8일 오전 EBS교육방송 영어채널 개국기념으로 방영된 특별강연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한미FTA 협상 타결 이후 청와대와 신밀월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보수언론들이 '국정전념과 경쟁력 강화의 연장선상에서 개헌발의도 철회하고 3불정책을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같은 발언은 그 효과가 교육분야에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조중동-한나라당'의 밀월관계가 조기에 종결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청와대브리핑>도 최근 3불정책 폐기주장에 대한 비판글을 연쇄 게재하며 일부 대학과 보수언론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형편이다.
  
  "본고사 부활하면 부잣집 사람만 좋은 대학간다"
  
  지난 6일 EBS영어채널 개국식에서 '본고사가 대학자율인가'라는 제목으로 한 시간 여 동안 사전 녹화된 이날 특강에서 노 대통령은 "한국 교육은 그동안에도 성공해 왔고 그리고 지금도 성공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실제로 교육이 위기에 처해있는데, 그 위기의 원인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위기"라며 '3불 정책'의 정당성을 옹호하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제가 보는 위기는 우리의 대학입시교육제도, 입시제도"라며 먼저 본고사 부활주장을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대학교가 본고사를 보려고 하는 이유는 학생들 변별력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학교마다 각기 어려운 시험을 내게 되면 학교에서 교육 수요가 충족 안 된다고 해서 자꾸만 학원으로 아이들 보내게 되지 않겠느냐. 공교육이 완전히 붕괴해 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공교육이 붕괴되고 학원에서만 공부를 다 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우리 교육목적에 맞느냐, 한국의 교육 수준을 높일 수 있느냐, 과연 아이들은 학원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느냐"며 "사교육만 넘치게 되면 학부모들은 등이 휘고 아이들은 코피가 터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노 대통령은 "지금도 학부모의 학력과 소득수준에 따라 대학교 가는 숫자가 달라져 있어 이것을 해소하려 노력하는데 본고사로 가버리면 해소는커녕 부잣집, 많이 배우고 돈 많은 사람은 대학교를 가고 아닌 사람은 못가고, 그렇게 해서 몇몇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만이 한국내 모든 요직을 독점하는데, 국제 경쟁력은 뚝 떨어져 버리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본고사부활=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이라는 말이다.
  
  "외국어고가 입시기관이 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고교등급제 부활 논란에 대해서도 "고교등급제가 되면 결국 고교입시제도를 부활시킬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고교입시를 부활시키면 중학생들이 입시 공부를 해야 하고, 그러면 초등학교에서 또 중학교 입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학력과 시험 중심의 사회를 자꾸 만들려고 하는데 그것은 우리 사회에 창의력 교육을 붕괴시키고 주입식, 암기식 교육, 시험 이것 밖에 못하는 것이 되어 결국 교육목적에도, 인성교육에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초등학생들까지도 시험선수 만들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특수목적고, 외국어고에 대해 "외국어 전문가로서의 교육을 시키고 있느냐. 입시기관화 되어 있지 않느냐"라며 "외국어 전문가를 기르는 교육제도로 만들어 놓으니까 전문가 양성할 생각을 안하고 입시학원처럼 입시 학교가 되어 가지고 그 사람들이 지금 본고사 하자고 자꾸 흔들어서 우리 학교의 근간을 오히려 흔드는 세력이 되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도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돈 많은 사람이 학교에 돈 좀 많이 내 정원 외로 학생 몇 명 다니고 그러면 또 가난한 학생들 좀 더 뽑아서 장학금도 좀 더 주고 하면 좋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도 들었다'면서도 '기여입학제 해서 학생을 뽑을 수 있는 사립 대학교가 몇 개 되겠느냐, 대학이 서열화 되고 우리사회를 서열화 시키고, 서열화 속에서 사고방식도 획일화 되는 결과를 생각해봤느냐고 해서 뜨끔했다"고 털어놓았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며 "국민이 좋아하지 않는데 굳이 한 두 개 대학을 위해 엄청난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문제 제도를 우리가 채택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결론지었다.
  
  '3불 정책은 그 내용과 별개로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이 세 가지 말고는 다 자율"이라면서 "대학의 자율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나 우리 헌법이나 민주주의 정신에 비춰봐서도 입시를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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