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태안 참사 유족들 "지난여름 악몽 되살아나" 분통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태안 참사 유족들 "지난여름 악몽 되살아나" 분통

"대체 얼마나 더 희생돼야 대책 마련할 건가"…곧 진도 방문

태안 해병대 캠프 참사 유족들이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참사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 초기 대응이나 원인 파악, 이후 대처에 있어 당국이 지난해 태안 참사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미숙한 모습을 모이고 있는 데 대한 분노다. 

태안 참사 유족 이후식 씨 등 4명 17일 오전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참사에 대한 당국의 올바른 대처와 철저한 진상 규명,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유족들은 동병상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들은 "어제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접하고 우리 유가족들은 지난여름의 악몽이 되살아나 살이 떨리고 공황 상태가 되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며 "자식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단 하루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고통의 나날 속에 있다"고 토로했다. 

유족들은 "다시는 이 땅에 어른들의 잘못으로 학생들이 희생되는 사고가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외쳐왔다"며 "그럼에도 거듭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도록 한 현 정부는 머리 숙여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치인들의 섣부른 사고 현장 방문 또한 질타했다. 이들은 "사고가 발생하면 눈도장이나 찍으러 현장을 찾는 고위직 인사들의 관례적 처사와 의지가 결여된 대책 본부의 미온적 대응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학생이 희생되어야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는지 현 정부에 묻고 싶다"며 "만일 저 많은 실종 학생들이 구조되지 못하여 사망하거나 실종으로 남는다면 반드시 관계 부처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회견을 마친 후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로 출발해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상황실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국의 제대로 된 대처를 촉구하기 위한 방문이다. 

136일째 1인 시위…"솜방망이 처벌에 여전히 사건은 의혹 투성이"

태안 참사 유족들은 이날로 136일째 청와대 앞에서 종일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고 발생 279일째가 되도록 유족이 제기한 여러 의혹은 명쾌하게 풀리지 않은 상황이다. 책임자 처벌 또한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다는 항의가 거세다. 

유족들이 이날 기자회견을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진행한 것은, 이튿날인 18일이 참가 책임자들의 항소심 첫 공판일이기 때문이다. 사고 책임자인 한영티앤와이(사고 업체) 오 모 대표이사와 당시 교관 등 6명은 지난해 12월 징역 6개월(가석방 상태)에서 금고 1년 등을 선고받은 후 형이 과하다며 항소했다. 

유족들은 현재 '학생들이 숨진 주원인으로 발표된 갯골은 전혀 없다', '김 모 교관이 교육 종료 후에도 왜 학생들을 깊은 바다로 끌고 들어갔는지는 추궁하지 않았다'는 등 10가지의 주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해경을 주축으로 진행됐던 수사는 총체적 부실 수사이자 짜 맞추기식 수사였다는 입장이다. 주요 피의자에 대한 처벌 수준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및 '과실 치사' 등으로 상향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가족 대표 이후식 씨는 이날 회견에서 "책임자를 처벌한다고 우리 아이가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 없이는 소중한 생명을 잃는 사고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해병대 캠프 사고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주 리조트 붕괴, 진도 여객선 침몰 등 사고로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참사 사건은 지난해 7월 18일 발생했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 창기리에서 열린 미인증 사설 캠프에 참가했던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학생들이 바다로 들어오라는 교관 지시를 따르다가 5명이 실종, 사망한 사건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