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윤장현 "광주 개혁공천 실패하면 박원순도 어렵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윤장현 "광주 개혁공천 실패하면 박원순도 어렵다"

[인터뷰] "국민배심원제 수용 안되면 이의 제기할 것"

"2차 쓰나미를 맞고 있다"고 했다. 합당으로 한 번, 지역 국회의원들의 지지선언으로 또 한 번. 의원들의 지지선언이 역풍이 되는 일은 이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후보로 나선 윤장현 후보 얘기다.

이들의 지지선언은 뜬금없었다. 당사자인 윤 후보도 몰랐다고 한다. 손학규 고문 등은 "줄세우기"라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부인하고 있으나, 윤 후보에 대한 전략공천설이 잦아들지 않는다. 급기야 광주에서 상경한 시민 20여 명이 국회 당대표실을 점거하고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국회의원 5명에게 "새 정치를 표방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새 정치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구태정치를 일으키는 정치 폭거"라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논란을 단순화하면, '개혁공천'이냐 '개혁'을 표방한 지분 배려냐의 문제다. 윤 후보는 합당 전 안철수 대표가 이끌던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야당의 본산인 광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보니 개혁공천 논란이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된 것이다.

윤 후보는 "살아온 것을 걸고 내가 개혁적인 인물이라는 점은 말할 수 있다"면서 "광주에서 개혁공천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서울의 박원순 시장도 승산이 없다"고 했다. 또한 "광주에서 도로민주당으로 회귀하면 수도권까지 다 어렵게 된다"고 했다. 의원들의 지지선언도 그런 맥락에서 "새 정치를 향한 결단"이라고 했다.

공천 룰에 관해서도 태도를 보다 분명히 했다. 그는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한다면 게임의 룰에서부터 스타트 라인이 맞지 않다"며 "100% 국민 배심원제가 객관적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만약 이 같은 입장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이의는 제기하고 싶다"고 했다. 전략공천 논란도 "전략공천이 야합이나 계파 나누기 등 부정적 의미도 있지만, 소수자 배려나 젊은 피 수혈의 측면에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개혁공천 갈등이 폭풍전야로 치닫고 있는 15일 오후, 전화기로 들려오는 윤장현 후보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심각한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은 역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광주의 기득권 내려놓기가 수도권 승리의 유일한 길"

프레시안 : 광주지역 의원 5명이 지지선언을 한 게 논란이다. 상황을 어떻게 보나?

▲ 윤장현 광주시장 예비후보ⓒ 연합뉴스
윤장현 :
초유의 일 아닌가. 여러 해석이 있겠지만, 의원들도 정치 경륜이 있는 분들이다. 정치 생명까지 생각하고 이런 말씀을 한 것은 전체적인 지방선거 구도 속에서 볼 때, 광주에서 새 정치를 향한 결단이 없으면 안 되겠다는 취지로 해석한다. 당사자로서 심적으로 부담이 크고 책임감이 무겁다.

의원들이 성명에서 밝혔듯이 현재 상황으로 가서는 어렵다. 국민의 지지와 관심에서 벗어나 '도로민주당'이 되는 상태에선 지방선거 전반에서 반전의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본다. 큰 틀에서 보면 광주에서부터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 수도권 선거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내린 판단으로 받아들인다.

프레시안 : 본인에 대한 의원들의 지지선언을 사전에 몰랐다는 게 통상적인 일은 아닌데.

윤장현 : 성명 발표 50분 전 쯤, 언론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내가 정치를 해왔던 사람이면 여러 인연들 속에서 소통도 하고 전략적 판단도 하겠지만, 시민운동 영역에만 있었고 민주당에 있던 사람도 아니지 않나. 다섯 분 모두와 연결 고리를 만든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프레시안 : 어쨌든 의원들의 성명 발표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건가?

윤장현 : 얼마나 무겁고 힘든 판단을 한 것인가. 변화되는 국면에서 여러 위험이나 걱정도 있을 텐데, 그런 면에선 큰 판단으로 본다.

프레시안 : 그렇게만 판단할 수 없는 현실이 있다. 공천 문제가 당면한 상황에서 안철수 대표와 가까운 인사에 대한 배려로 비쳐지기 때문에 논란이다.

윤장현 : 보는 관점에 따라 그리 볼 수도 있지만, 내가 안 의원과 나이 차도 좀 있다. 일을 해온 방식이나 문화도 다르다. 그래서 처음에 새 정치하자고 의기투합했을 때도 나를 어떻게 책임져줄 것이냐는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프레시안 : 광주 선거 문제와 관련해서 안 대표나 중앙당과 의견 교환도 없었나?

윤장현 : 그런 문제로 의견을 나눈 적은 없었다.

프레시안 : 최근 안 대표를 만난 적도 없나?

윤장현 : 김부겸 의원 개소식에 갔었다. 앞줄에 앉아계시다가 내가 나타나니까 함께 맞아주셨다. 행사장에서 본 게 전부다.

지난 번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면접심사를 한다고 해서 인터뷰하러 간 적이 있다. 그 때 한 번 뵙고 싶었다. 그래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을 신청하러 갔다고 해서 만나지 못했다.

31일 내가 출마 기자회견 할 때도 주변에선 안철수 대표 초청하라고 했는데, 내가 숫기도 없고 양당이 합당한 상태에서 공당의 대표에게 계파 챙기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닌 것 같아서 안 오시는 게 좋겠다, 나 혼자 하겠다고 했다.

5.18 광주항쟁이나 6.15 선언의 삭제 논란 때는 처음으로 내가 안 의원에게 강하게 문제제기를 한 일이 있다. 이건 내 삶의 존재 이유인데, 명백히 밝혀달라고 했다. 그렇지 않다면 정치고 뭐고 다 내려놓고 현장으로 내려가서 이를 바로 세우는데 역할 하겠다고 했다. 그때 그 일이 바로잡히지 않았다면 바로 손 놓고 나와서 NGO로 돌아와 싸웠을 것이다.

"스타트라인이 불공평, 100% 국민 배심원제가 객관적"

프레시안 : 공천 방식과 관련한 논의는 전혀 하지 않았다는 건데, 현재 거론되는 방식 가운데 선호하는 방식은 무언가?

윤장현 : 광주의 현실을 먼저 말해야겠다. 110만 유권자 중에 24만 명이 민주당 당원이다. 다른 후보들은 나 같은 초짜가 아니다. 여론조사나 기법, 전략에 능숙하다. 그래서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한다면 게임의 룰에서부터 스타트 라인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굳이 한다면 100% 국민 배심원제가 객관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합당 전, 새정치연합에 속한 당원은 1600여 명이었다. 이에 비해 민주당원은 24만 명이다. 4명 중 1명이 민주당 당원이란 얘기다. 어려운 사람의 볼멘소리가 아니라, 합당을 하면서 여러 이슈가 사라지다보니 인지도 중심으로 흘러 내가 더 어려움에 처해 있다.

프레시안 : 윤 후보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이 보이면 논란이 커질 텐데.

윤장현 : 전략공천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개혁공천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개혁공천이 내겐 익숙한 표현이다. 전략공천이 야합이나 계파 나누기 등 부정적 의미도 있지만, 소수자 배려나 젊은 피 수혈의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과거에도 개혁공천이 없었으면 한국의 정치 풍토가 변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 시점에서 광주에서 개혁공천의 의미는 광주가 변화와 개혁의 진원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개혁공천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서울의 박원순 시장도 승산이 없다.

프레시안 : 만약 윤 후보가 선호하는 100% 배심원제가 채택되지 않으면?

윤장현 : 제가 가지고 있는 이의는 제기하고 싶다.

프레시안 : 개혁공천과 지분 나누기가 구분점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논란이 커진다.

윤장현 : 의원들도 지적했지만, 새 인물이라고 기득권이 아니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과거 몇 차례 정치권 참여 요구를 받았을 때도 내가 딴 길을 보지 않고 끊임없이 시민사회 영역에서 일했다. 살아온 것을 걸고 내가 개혁적인 인물이라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다.

프레시안 : 도로민주당이라고 했는데, 기존의 새정추가 합당을 결정함으로써 민주당에게 숨통을 틔운 게 사실이다. 그에 부합하는 대가를 얻고 있다고 보나?

윤장현 : 존립의 문제였다. 민주당 지지율은 당시 10% 대였다. 컨벤션 효과도 일주일을 못 갔다. 새 정치를 설명하고 정당혁신과 정치혁신을 설명해야 하는데, 다른 일에 매몰돼서 매우 안타깝다. 지분이나 뭘 어떻게 얻어야 한다는 관점으로 볼 일은 아니다. 새 정치에 맞는 개혁적인 일들이 광주에서 벌어지느냐 아니냐의 관점으로 봐 달라.

프레시안 : 경쟁자인 강운태 시장, 이용섭 의원을 기득권 세력이라고 보나?

윤장현 : 기득권이란 표현이 부정적이라고만 생각하진 않는다. 지금까지 해온 일들에서 충분한 평가를 받는다면 그렇다. 그러나 신인에 비해서는 기존의 힘을 갖고 있다는 측면이 있다.

프레시안 : 안철수 대표가 합당하기 전에는 호남 기득권을 많이 비판했다. 합당 이후, 호남 기득권 문제를 논의한 적 있나?

윤장현 : 합당 이후에는 호남 문제에 대해서 크게 얘기 나눈 적은 없었다. 사실은 내가 합당의 최대 피해자 아닌가. 나도 징징거리는 모습은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 못한다. 37~38% 유지하다가 야당 내부의 한 후보로 자리매김 되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합당해서 어려워졌다고 내 입으로 말 할 수 있겠나.

프레시안 : 말씀하신대로 합당 이후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윤장현 : 합당 피해자이기도 하고, 호남에서 기득권을 내려놓은 모습이 돼야 한다는 게 의원들의 취지였는데 그것도 내가 후폭풍을 맞고 2차 쓰나미를 맞고 있다.

프레시안 : 광주는 민주당 경선이 본선이나 마찬가지다. 향후 어떻게 임할 생각인가?

윤장현 : 지금 광주는 지난 20여 년 동안 행정관료 출신의 시장들은 충분히 맛봤다. 잘했다 잘못했다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 필요하다. 내가 다 아니까 나를 따르라는 게 아니라 박원순 시장이 보여줬듯이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시민들이 논의해서 결정하는, 섬기는 모습이 새로운 자치행정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광주에서 도로민주당으로 회귀하면 수도권까지 다 어렵게 된다. 관료적인 리더십은 충분히 맛봤으니까 시민들에게 다가서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치는 밥이고 복지는 인권이라는 평소의 생각으로 임하겠다. 어려운 시민들도 인간의 자존과 존엄을 지킬 수 있는 복지를 통해서 시민들께 평가받도록 하겠다.

시민운동동을 하며 정치를 비판하기도 했지만, 사실 나는 정치를 잘 모른다. 정치하겠다고 이 일에 나선 것이 아니다. 고유명사인 광주가 현대사에서 보통명사가 되지 않았나. 그 광주가 이제 좀 더 광주다웠으면 좋겠다. 광주가 희망의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한 가지 생각으로 나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