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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FTA반대자들이 협상력 높였지만…"

[한미FTA 뜯어보기 411]"근거도 없는 사실, 논리도 없는 주장이 많았다"

한미FTA 협상이 타결된 2일 밤 9시 50분, 노무현 대통령이 TV 생방송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한미FTA 협상 타결에 즈음하여'라는 특별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약 17분 동안 계속된 이 담화에서 노 대통령은 "반대하신 분들의 주장이 우리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고 전략적으로 그렇게 하신 분들도 있을 것인데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이제부터는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데 힘을 모아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며 국회 비준에 동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농업하고 제약 빼고 힘들어지는 게 뭐 있나"

노 대통령의 이번 담화는 한미FTA에 대한 그간 주장을 재정리하는 수준에서 상대적으로 차분한 어조로 진행됐다.

먼저 노 대통령은 이번 협상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오로지 경제적 실익을 중심에 놓고 협상을 진행했다"며 "철저히 손익 계산을 따져 우리의 이익을 관철했다"고 자부했다.

노 대통령은 "주력 수출상품은 물론 중소기업 생산 제품에서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했고 미국의 반덤핑 조사 과정에서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 대신 노 대통령은 "농업과 제약 산업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밖에는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분야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노 대통령은 "저는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농업과 제약 분야 이외에 어느 분야가 더 어려워지고 실업자가 나온다는 것인지 물어보았으나 아무도 분명한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노 대통령이 항상 강조해 온 바다. 하지만 이날 오후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이외에도 수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일부, 중소기업 등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피해구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비스・문화 개방 폭 좁아서 아쉽다"

또한 권 부총리가 이날 오후 "이번 협상결과의 폭과 개방 정도를 종합해 볼 때 중간 이상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듯 노 대통령은 서비스, 문화 산업이 "크게 열리지 않은 것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이른바 '높은 수준의 FTA'가 타결되지 못해서 아쉽다는 말이다.

노 대통령은 "교육, 의료 시장은 전혀 개방되지 않았고, 방송 등 문화산업 분아도 크게 열리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칭찬을 할 일이기는 하나 솔직히 저는 불만스럽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방송을 제외한 교육, 의료 등에 대해서는 미국조차 한국에 대해 추가시장개방을 크게 요구하지 않았었다.

노 대통령은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관세 문제는 FTA의 대상이지만 위생검역의 조건은 FTA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면서도 "저는 부시 대통령과 전화를 통해, 성실히 협상에 임하고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권고를 존중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개방하겠다는 의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 합의에 따르는 절차를 합리적인 기간 안에 마무리 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으로 확인해줬다"고 다소 복잡하게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면서도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면, 쇠고기 수입이 가능한 시기를 추정할 수는 있을 것이나 그것을 기한을 정한 무조건적 수입의 약속이라고 하거나 이면계약이라고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가 막바지 핵심 쟁점이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소신과 양심을 갖고 내린 결단"

한-EU FTA, 한중 FTA 등 동시다발적 FTA를 연내에 추진할 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는 노 대통령은 "FTA는 바로 도전이다"며 "FTA는 한쪽이 득을 보면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구조가 아니라 각기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고 'FTA 예찬론'을 펼쳤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압력'이라는 얘기가 난무했고, 길거리에서도 심지어 '매국'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스크린 쿼터 축소 등 이른바 4대 선결조건이나 일면 불합리해 보이는 양보에 대해 '미국이 강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노 대통령은 "저 개인으로는 아무런 이득도 없다"며 "오히려 소신과 양심을 가지고, 정치적 손해를 무릅쓰고 내린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오후 하인츠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과의 합동 기자회견에서는 "FTA반대 진영에는 전략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이 있고 이념적으로 반대한는 사람이 있다"고 반 FTA 인사들을 평가절하 한 바 있다.

"반대론자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노 대통령은 "반대하신 분들의 주장이 우리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전략적으로 그렇게 하신 분들도 있을 것인데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제는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근거도 없는 사실, 논리도 없는 주장이 너무 많아 국민들에게 너무 많은 혼란을 주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협상 타결 이후에는 직접 반대진영과 무릎을 맞대고 토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누차 언급했던 노 대통령은 이날은 "국회에서 전문가들의 책임 있는 논의를 통해 객관적인 평가를 해주기를 제안한다"며 "정부도 국회에 나가 소상히 설명 드리고 토론에 적극 응하도록 하겠다"고만 말했다.

자신이 직접 토론에 응할지 여부에 대한 명쾌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담화에는 청와대 비서실의 모든 수석, 보좌관과 김병중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권오규 경제부총리,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김종훈 협상단 수석대표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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