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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달라 했나? 박근혜가 준다 했지"

[현장] 어르신들 "기초연금 중재안 안 받으면 낙선 운동"

"여당은 야당 때문에 기초연금을 7월에 지급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어르신들이 야당을 심판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방법이 있습니다. 현행 기초노령연금법에 연금액 기준 5%를 10%로 한 조항만 바꾸면 7월에 당장 70% 어르신들에게 20만 원씩을 드릴 수 있습니다."

종묘공원에 모인 노인 300여 명의 눈이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에게 쏠렸다. 여기저기서 "옳소"라는 소리가 들렸다. 오 위원장은 "어르신들이 기초연금 원안을 흔들림 없이 지지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등 복지시민단체는 13일 서울 종로구 훈정동 종묘공원에서 '기초연금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인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등 복지시민단체는 13일 서울 종로구 훈정동 종묘공원에서 노인 만민공동회를 열고 하위 70%에게 기초연금 20만 원을 먼저 지급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오건호 공동운영위원장은 "기초연금 협상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흔들리고 있다. 기초연금 80% 지급안에서 후퇴한 소득 연계안을 내놓더니, 급기야 지난 11일에는 그보다 더 후퇴한 국민연금 수급액 연계안을 내놓았다"며 야당 중재안이 정부안과 거의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기초연금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해 당사자인 노인들이 나서게 됐다"며 여야에 중재안을 제안했다. 여야의 공통분모인 소득 하위 70%에게 7월부터 20만 원을 먼저 지급하고, 이후에는 국회 안에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연금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추가 논의를 하자는 제안이다.

현행 기초노령연금법 제5조 1항이 규정하는 연금액 기준 5%를 10%로, 지급 시기를 7월부터로 바꾸면 즉시 하위 70% 노인들에게 20만 원 전액을 지급할 수 있다. 이들 단체는 여당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야당 때문에 어르신들에게 기초연금을 못 드린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대한민국 기초연금 노인중재단'을 발족하기도 했다. 노인중재단은 "정치권이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100만 노인 서명 운동,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규탄 집회, 6월 지방선거 낙선 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천호선 정의당 대표,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 고문이 참석해 발언했다. 함께 초청을 받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등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특히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해 10월 같은 자리에서 이들 단체가 주최한 '기초연금 만민공동회'에 참석했으나 이번에는 불참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안 의원은 "노인 빈곤을 해결할 목적으로 기초노령연금 제도를 도입했는데, 정부는 비용을 줄이려고만 한다"며 "(정부가 기초연금안으로) 세금이 얼마나 경감되는지만 알고 정작 정책의 목표는 모르는 것은 선후가 뒤바뀌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 관련 기사 : "다 타먹으려는 게 도둑놈" vs. "그럼 왜 약속했어?")

ⓒ프레시안(김윤나영)
ⓒ프레시안(김윤나영)
"소득 없는데 기초연금 탈락"…어르신들 볼멘소리

"20만 원 공약을 지켜야지."
"주긴 개뿔 뭘 줘. 선거 닥치니까 이 난리야."
"우리가 달라고 했나? 박근혜 대통령이 준다고 했지."

'노인 만민 공동회' 행사에 참석한 노인 300여 명은 기초연금안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올해부터 기초연금 9만7000원가량을 받고 있는 박오석(65) 씨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도 기초연금을 준다고 했는데, 정부가 또 거짓말을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박 씨는 "국민연금을 10만 원 정도 받고 있어서 기초연금을 다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정부가 공약한 것 중에 뭐 하나라도 제대로 지켜진 게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초연금을 못 받은 이용선(66) 씨는 "2억 원짜리 집 한 채에 살고 있고, 국민연금 76만 원을 빼고는 소득이 없어서 (기초연금 수급 자격이) 될 줄 알았는데 안 됐다"며 "몸이 아파서 직업도 못 구하는데 몇 번을 신청해도 자꾸 탈락한다"고 토로했다.

정부와 여당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노인(67)은 "나는 4억짜리 집이 있어서 기초연금을 못 받는데, 없는 사람부터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단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새누리당 말이 맞다"고 했다.

다만 그는 "내가 상위 30%는 아니다"라며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이 전수조사를 안 하고 책상머리에서 정치하고 발목을 잡으니까 못 주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에 나선 또 다른 노인은 "이건희 회장에게도 20만 원을 줘선 안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약) 사기라고 얘기하면 안 된다"고 발언해 행사장이 한때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우리가 이건희 회장에게 왜 20만 원을 드려야 할까요? 20만 원 주고 2억 원을 걷을 겁니다. 그래서 기초연금 20만 원이 아니라 30만 원을 드릴 겁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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