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해 "저와 연결해서 왜곡하고 이용하려 하지 않았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국가정보원의 증거조작 등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을 타겟으로 삼기 위해 이뤄졌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 시장은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국회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그 사건이 발표된 이후에 서울시청 광장에서 몇몇 단체들이 '간첩을 비호한 박원순 물러나라'는 식의 플래카드를 걸고 데모한 적이 있다"면서 "그런 것은 저를 타겟으로 한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전에 진선미 의원이 제기한 '박원순 제압' 문건에 그런 유사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제가 당선된 이후에 저를 타겟으로 한 공작과 탄압이 상당한 정도로 진행됐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자신에 대한 색깔론 제기에 대해 "이념논쟁, 색깔논쟁은 철 지난 레코드판"이라며 "서울시장이 통합방위위원회 의장이다. 혜화전신전화국은 국외와 전신 전화로 연결되는 핵심적인 곳이고 '이석기 사건'에도 나온다고 하는데, 민간 시설이라 서울시가 협력하지 않으면 군에서 할 수 없다. 서울시가 전반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무인기 논란에 대해 "상당히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번에는 정찰만 했기 망정이지, 폭탄을 싣고 왔다면 얼마나 심각한 문제겠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방공망이 충분치 않다는 게 드러났다. 군·국방부가 충분한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워낙 북한과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특별히 더 위기감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다.
새누리당 후보들에는 "서울시를 생각해본 적이 없는 분들"
박 시장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이후 이른바 '컨벤션 효과'로 여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큰 효과가 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좋은 분들이 나와서 서로 경쟁하는 모습은 좋은 것"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이제 내용이…. 이 분들이 서울시를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는 분들이잖나"라고 세 후보를 싸잡아 혹평했다.
그는 지난 11일에도 일부 언론사 기자들과의 만찬에서 여당 경선에 대해 "주목도를 높이는데 좋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시민들의 열기를 모으는 데는 좀 아니다"라고 평한 바 있다.
새누리당 후보들에 대해 박 시장은 이날 "굉장한 전문성과 기나긴 세월의 고민이 필요한 정책들을 갑자기 너무 많이 쏟아내고 있어서 당황스럽다"며 "'만약 현직에 가시면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라는 우려가 저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용산 개발, 세빛둥둥섬 등을 거론하며 "그런 것은 정치도의적으로 보나, 실제 팩트(사실관계)로 보나, 시민들의 여론으로 보나 그래선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정식 출마선언 일자에 대해서는 "5월 초·중순 정도"라고 했다. 한 기자가 '너무 늦지 않나'라고 묻자 그는 "위기감을 갖고 계시는군요"라고 농담으로 받아 넘겼다.
박 시장은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주식 백지신탁 관련 논란에 대해선 "법령 해석의 문제다. 전문가들 입장에서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며 답을 피했다. 청계천 복원 사업에 대해서는 "이명박 시장 개인의 탐욕 때문에 희생된 것"이라고 했다.
야권 내의 최대 논란거리였던 무공천 문제에 대해서는 "기초공천 폐지는 원래 동의하고 지지했었는데, 이번 새정치민주연합의 결정에 대해서는 '국민의 뜻이고 당원 뜻이니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약속을 해 놓고 처음부터 안 지켰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지키려고 무지하게 애를 썼다"며 "형평성 있게 비판하려면 처음부터 손바닥 뒤집듯 햇던 여당에 대해서 10배로 비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 공동 당대표에 대해 지난 11일 "여의도 정치는 안 대표의 숙명적 직무"라며 "나는 잘 헤쳐갈 것으로 본다"고 했었다. 그는 "안 대표가 '새정치신당'으로 가고 내가 민주당 소속일 때도 '새로운 (신당 서울시장)후보를 내냐'고 말이 많았지만 나는 '언젠가는 큰 바다에서 만날 것'이라고 했었고 만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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