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심 수용…지방선거 앞장서겠다"

김한길 "논란 마감하고 선거 승리 위해 매진"

안철수,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10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찬성 여론이 높게 나온 국민·당원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수용의 뜻을 밝혔다. 

오전으로 예정됐던 기자회견 시간이 연기돼 한때 사퇴설이 돌기도 했으나, 안철수 대표는 "제가 앞장서 선거를 치르겠다. 당원 여러분들도 힘을 모아주시기 부탁드린다"고 결기를 보였다. 

김한길 대표도 "우리가 승리해야 민생 중심의 정치로 국민들의 고단한 삶을 책임질 수 있다"면서 "국민과 당원들의 뜻을 묻기로 결단한 안 대표가 앞장서서 6.4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안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안 대표는 약속 번복 논란과 관련해선 "과정이나 이유야 어떠했든 저희들마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안 대표는 "정당 자체가 국민들의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했고 정당의 공천 과정 역시 심각한 불신 대상이 돼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현실을 개선하지 못하면 진정한 지방자치는 요원하다"고 무공천이 관철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나라에서 치러지는 선거 중 가장 큰 선거인 대선에서 공약된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다른 선거 공약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정치인은 거짓말쟁이이고 공약은 정치적 사기 행위라고 해도 아무도 변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이어 "많은 국민들이 새누리당이 공약을 파기한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만 무공천하면 궤멸적인 패배를 당할 것이라고 걱정했고, 당 내에도 야당이 패배한다면 정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힘마저 잃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며 "그것이 정치개혁에 대한 제 생각과 엄중한 현실 사이의 간극이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정치인 안철수의 신념이 당원 전체의 뜻과 같은 무게를 가질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면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당원 뜻은 일단 선거에서 이겨 견제할 힘부터 가지라는 뜻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가 참으로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며 "당대표인 제 신념이 당에 강요되는 독선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후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선거 승리를 위해 마지막 한 방울의 땀까지 모두 흘리겠다"고 했다. 

그는 "풀이 무성하고 밟히지 않아서 가야 할 이유가 더 많은 그 길을 선택했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앞으로 우리는 남들이 가지 않아 험하고 힘든 길을 가야 할 것"이라며 "정치개혁이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가치와 정신에 따라 혁신의 선봉장이 되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가겠다"고 했다.

안 대표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한길 대표도 "기초공천 폐지를 관철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국민들과 당원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하고도 오히려 득세하는 선거를 막아내라고 판단한 듯하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들과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지방선거에 후보자를 공천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제 논란을 마감하고 파부침주의 자세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더 이상 단합하지 않을 자유가 없다"고 했다. 또한 "이젠 우리 모두 하나 돼 무소의 뿔처럼 전진해야 한다"며 "우리의 단합은 승리의 필요조건이고 분열은 패배의 충분조건"이라고 했다.

이처럼 안, 김 공동대표가 지방선거 진두지휘 의지를 밝힘에 따라 당내 논란은 빠르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