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6.4 지방선거 공천 여부를 정할 당원투표 및 여론조사 실시 방법이 발표됐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에 영향을 미칠 이번 의견수렴 결과는 오는 10일 발표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당원투표·여론조사 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이석현 의원은 8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원 투표 결과를 50% 반영하고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50% 반영하기로 했다"며 "목요일(10일)에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당원투표는 지난 12개월 간 1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모든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다. 9일 오전 9시에서 오후 8시까지 1일 동안 실시한다. 투표권자인 권리당원은 36만여 명이다.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역시 9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 여론조사는 조사기관 2곳에서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후 평균값을 취하게 된다. 여론조사는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 및 무당파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번 당원투표 및 여론조사는 당장 6.4 지방선거를 어떻게 치를 것이냐보다도, 향후 신당 내의 주도권 다툼과도 연관돼 있어 시선을 모은다. 무공천을 일관되게 주장해 온 김한길·안철수 대표는 만약 '공천' 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무공천이 당원과 국민의 뜻'이라는 결과라면 현 지도부의 리더십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6.4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더라도 '당원과 국민의 뜻인 무공천 때문'이라는 탈출구를 찾을 수 있다.
두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당원투표·여론조사 결과 '무공천'이라는 결과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 전략단위에 속한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프레시안> 기자와 만나, 자신은 공천을 하라는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무공천을) 강행하고 빨리 선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 새정치연합 측의 금태섭 대변인 등도 "무공천이라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는 시각이다. 안 대표부터가 기자회견 때 "'약속을 지키는 정치'에 대해 국민과 당원들께서는 선거 유불리 차원을 떠나 흔쾌하게 지지해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었다.
민주당 출신인 3선의 최재성 의원도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턴'을 했다고 보는데, 나는 '굳히기'를 했다고 본다"면서 "내가 보기엔 무공천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말 당 대의원과 현역 기초의원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다시 공천을 하자'는 의견이 6:4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무공천 응답이 더 높고, 야당 지지자들 중에는 오히려 무공천 응답이 이보다 더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전체의 53.8%가 '무공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고 새누리당 지지층의 50.5%,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의 56.4%가 이런 답을 했다.
반면 구 새정치연합 측에서도 '공천하라'는 결론이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공천하라는 것으로 나오지 않겠나"라며 구 민주당 측에 불편한 심경을 보였다. 그는 "안 대표는 승부수를 크게 던진 것 같다"면서도 "너무 나이브(순진)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민주당 출신의 한 중진 의원도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현실적으로 '턴'을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라면서도 "턴을 하려면 당원 투표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당원 투표를 하면 당의 무공천 방침을 철회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안 대표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저의 정치 생명을 걸고 (무공천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는 말이 알려지면서, 안 대표가 이번 당원투표·여론조사를 지도부 신임과 연계하자는 주장을 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복수의 의원총회 참석자는 안 대표가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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