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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안철수 새 정치, 나도 사실 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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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윤여준 "안철수 새 정치, 나도 사실 잘 몰라"

"安, 정치가로서 배울 것 많아…아직 CEO 마인드 있다"

'안철수 신당' 창당 과정에 참여하다가 민주당과의 통합 이후 이탈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에 대해 "실망했다"고 했다. 특히 윤 전 장관은 안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안 대표의 '새 정치'에 대해서도 "사실 나도 핵심 내용을 잘 모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윤 전 장관은 2일 S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 정치'에 대해 "때로는 약속을 지키는 정치가 새 정치다, 때로는 민생을 우선 돌보는 정치가 새 정치다, 이렇게만 이야기했지 본인의 입으로 새 정치의 알맹이, 핵심되는 부분을 얘기한 일은 없다"면서 "사실 저 자신도 안 의원이 생각하고 있는 새 정치 핵심 내용을 잘 모른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우리끼리 따로 앉아서도 그 부분(새 정치 핵심내용)을 토론해 본 일이 없다"며 "본인이 얘기 안 하고 있으니까 생각이 없는 것인지, 있는데 안 하고 있는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 새 정치를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과 지지를 끌어내는 준비는 부족하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새 정치의) 과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힘들겠느냐. 준비도 굉장히 방대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와서 보니까 그런 정도 수준의 준비할 생각을 하고 (안 대표가) 새 정치를 얘기했던 건 아닌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안 공동대표에 대한 인물평에서는 "3년 전 청춘 콘서트 할 때에 비해서는 현실정치에 대해 많이 이해하는 눈이 생겼고, 굉장히 강인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치가로서는 정치를 시작한지 불과 2년 남짓밖에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시간이 가면서 점점 능숙한 정치인이 되어갈텐데 아직은 시작한지 얼마 안되니까 배울 게 많다"는 것이다.

윤 전 장관은 "과거 안 의원의 생활이 어떤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고민해 볼 필요는 없는 삶을 살았잖느냐. 그러니까 아직은 우리 한국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국가 차원에서 깊이 고민해 보는 경험들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안 대표의 장단점에 대해 묻자, 장점에 대해서는 "정치를 새로 시작하는 분이니까 정치인으로서의 장점은 금방 안 떠오른다"고 하면서도 단점에 대해서는 "아직은 CEO 마인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CEO 마인드'에 대해 그는 "기업의 CEO는 자기가 운영하는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는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책임이니까 늘 생산성과 효율성을 생명으로 삼게 되지만, 정치는 기본적으로 그런게 아니"라며 "민주주의는 생산성을 생명으로 삼는 제도가 아니다. 민주적 과정, 절차가 굉장히 중요한데, 그걸 CEO의 눈으로 보면 과정이나 절차가 낭비로 보이는 때가 있을 것이니 그 과정을 생략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는 "좋은 뜻이지만, 그런게 민주주의 절차나 원리를 무시하거나 위반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안 대표에 대한 평가도 박했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많이 미진한게 있다"며 "민주당하고 합치기 전까지도 안 의원에 대한 지지도가 완만하게나마 내려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 것들이 안 의원에 대한 실망의 표시"라고 했다. 이어 "왜 국민들이 안 의원에게 실망했느냐 원인을 빨리 찾아서 보완하지 않으면 대통령 후보로 국민에게 인정을 받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며 "2016년 총선 때 다시 '안철수'라는 간판을 내세워서 총선을 치르는게 유리하다고 본다면 (당 내) 리더십이 잘 유지될 수 있을 것이고, 만약 지방선거 결과 간판 약효가 별로 없다고 판단되면 훨씬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당에 대한 평가에서 그는 "과거의 민주당이 보여줬던 모습으로만 보면 신뢰를 안 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긴 하다"며 "과거의 기득권에 안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민주당, 우리가 기억하지 않나"라고 쓴 소리를 했다. 신당의 지방선거 전망에 대해서도 "당을 새로 만들었지만 어떤 바람을 일으켜서 국민들 표를 많이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힘이 어느 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는 것을 (국민들이)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국민들의 균형감각을 기대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말을 뒤집으면, 유권자들의 여당 견제 심리 외에는 기대할 만한 게 있겠느냐는 투다.

"安 의사결정 구조 무시, 충격적…김성식에 미안하고 가슴아파"

윤 전 장관은 통합 신당 추진 과정에서 안 대표가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무시했다는 앙금도 다시 드러냈다. 당시 안 대표의 행보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도 "물론 실망했다"고 즉답했다. 그는 통합 결정 자체에 대해서는 '더 큰 그릇을 얻으러 간다'고 했던 안 대표의 말을 상기시키며 "일리가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안 의원의 생각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도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서는 "창준위 규약에 정해져 있는 의사결정 구조, 과정, 기구를 무시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충격이었다"고 했다.

그는 "(통합의)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그렇게 생각했다면 공동위원장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거론했어야 한다. 위원장들도 똑같이 새정치를 구현하자고 와 있는 분들이니까, 그게 더 효과적인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왜 동의를 안 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얼마든지 설득할 수 있고 동의를 구할 수 있는데도 그런 절차를 생략하고 한밤중에 혼자 독단적으로 합의했다는 것은 그 당시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또 "바로 전날까지 민주당을 '낡은 정치세력'으로 규정했었는데 그런 세력하고 하룻밤 사이에 힘을 합쳐 당을 만들기로 했다는 사실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며 "새 정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지지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긴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안 의원은 약속을 더 잘 지키기 위해서 그랬다는 거니까 좀 더 두고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의 통합에서 발을 뺀 이유에 대해서는 "평소 내가 현실정치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던 사람"이라며 "마침 민주당하고 합쳐서 신당을 만들기로 했으니까 거긴 내가 참여 안해도 그만이겠다 그런 생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원만 해도 126명인 그 거대한 정당에 많은 인물들이 있는데, 제가 굳이 거기까지가서 역할 안 해도 안 의원이 충분히 필요한 보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안 대표의 '새정치연합'에 참여했던 배경에 대해서는 "기존 정당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정당을 만드는 거니까 (…) 독자적으로 당을 만들어도 당분간은 참여하는 게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는 "(안 대표가) '같이 가셔서 자신을 좀 계속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간곡한 의사 표시, 권유도 있었고 자리까지 제안한 일이 있었다"고 전하며 자신은 그에 대해 "저는 아무 것도 안 할 생각이니까 나에 대해선 신경쓰지 말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김성식 전 새정치연합 창준위 공동위원장에 대해서는 "제가 김 위원장이라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생각하면 정말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김 (전) 의원은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에 창당 일정이 촉박함에도 실무자들을 진두지휘하고, 자신이 50대 후반의 전직 국회의원인데 팔을 겉어 붙이고 말단 실무자가 해야 할 일도 마다 않고 자기가 하고, 밤잠 안 자고 일했"며 "참 몸을 불사르듯이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니까 얼마나 허탈했겠느냐"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향후 자신의 현실정치 참여 가능성에 대해 "지금으로선 아무런 그런 구체적인 계획이나 예정은 없다"면서도 "그런데 앞으로 좋은 뜻을 가지고 정치를 하겠다는 분이 도와달라고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 판단해 힘을 보탤수 있는 일이라면 또 보탤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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