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일 서해 NLL(북방한계선) 이북 7곳의 진지에서 해안포와 방사포 500여 발을 발사해 이 가운데 100여 발은 NLL 이남 우리 해상에 떨어졌다. 이에 우리 군은 K-9 자주포로 300여 발을 대응 사격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긴급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확인 결과 오늘 12시15분께부터 사격 훈련을 시작한 북한군이 해안포와 방사포 등을 동원해 500여 발 가량을 사격했다"며 "이중 100여 발이 NLL 이남 우리 해상을 침범해 떨어졌다"고 했다. 100여 발의 포탄 중 일부는 최대 3.6㎞가량 NLL을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북한군의 사격으로 NLL 이남 해상으로 떨어진 100여 발은 북한군이 7차례에 걸쳐 모두 2구역 해상으로 발사한 것"이라며 "우리 군도 이에 대응해 K-9 자주포로 300여 발의 대응사격을 실시했다"고 했다.
북한군의 2구역은 이날 오전 우리 군에 통보한 해상사격구역 중 백령도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곳이다. 앞서 북한군은 이날 오전 8시 경 서남전선사령부 명의로 우리 측 해군2함대사령부에 전통문을 보내 NLL 일대 해상사격훈련 계획을 통보하며 우리 측 선박이나 함정이 훈련 지역에 들어가지 말 것을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군의 해상사격훈련은 오늘 낮 12시15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7개 해역에서 8차에 걸쳐 진행됐다"며 "현재 우리 군은 한미 공조 하에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전 지역에 경계 및 감시 태세를 강화하고 무기 태세도 증가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군은 오늘 오전 8시께 북한군으로부터 서해안 일대 7곳에 대한 해상포병 사격 계획을 통보 받은 직후 서북 5도 주민을 우선적으로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조업 어선은 신속하게 복귀하도록 조치했다"며 "서북도서 지역의 경계태세를 상향 조정하고 위기관리 체계를 즉각 가동시켰다"고 했다. 군은 이날 오후 12시 40분 쯤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 일대에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해상사격이 계획된 도발이며 남북관계 주도권을 갖고 NLL에 대한 우리 군의 수호의지를 시험하려 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이 우리 군의 정당한 대응사격을 빌미로 해서 우리 도서와 해역에 도발한다면 우리 군은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북한의 사격훈련 포탄 일부가 NLL 남쪽 우리 측 지역으로 떨어지자 즉각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으며, 이후 우리 군의 대응사격 등 추가 상황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물론, 연평도와 백령도 등 인근 지역 우리 국민의 안전에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는 북한의 이날 사격훈련과 우리 측 대응에 대한 공식 입장은 국방부 등 관련 부처를 통해 내놓을 방침이다. 이번 사건에 관한 후속 대책 논의를 위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소집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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