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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에 맞장 뜨는 버스공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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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에 맞장 뜨는 버스공영제

[공공성 연속 기고] ③ 버스공영제로 공공성 어젠다를

우리사회의 공공성 논의가 한창이다. 대개 이러한 논의는 공공성의 가치가 크게 훼손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 연말 철도노동자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박근혜 정권의 철도민영화 야욕을 좌절시킨 것이나, 의료를 시장화하여 영리목적을 달성하려는 재벌에 맞서 의료영리화 반대 투쟁을 가열차게 전개하는 것도 공공성 논의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야권(야당, 시민사회)의 주특기인 반대가 명분을 갖고 박근혜 정권과 대척점을 형성하고 있는 형국이다.

6.4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박근혜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민영화, 영리화 노선은 폭주하는 기관차와 흡사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단지 반대하는 소극적 행위에 머무르는데 그치지 않고, 아젠다를 주도하는 적극적 행위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버스공영제’를 주도적 이슈로 제기하며 박근혜 정권에 맞서고 있는 여의도 정치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서 버스공영제를 화두로 끄집어 낸 사람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원혜영 의원이다. 이른바 원조 버스공영제 주창자이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그가 버스공영제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공공성 수호라는 시대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도로서 제기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경기도 도민의 가장 큰 불만사항인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교통복지 차원에서 버스공영제라는 해답을 찾아낸 것이다.

원혜영 의원의 뒤를 이어 버스공영제를 언급한 사람은 그와 경쟁관계에 있는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다. 그는 경기도지사 출마선언에서 “버스완전공영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하여 무상대중교통의 첫걸음을 떼겠습니다”라며 버스공영제를 더욱 진화시켰다. 그러나 버스공영제는 사라지고 무상버스 주장만 돌출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비판에 사면초가에 빠져버렸다. 그의 주장은 2010년 무상급식으로 야권의 승리를 이끈 경험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었으나, 상황의 변화와 여론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전략의 실패였다. 그러나 그가 아니었으면 버스공영제가 지금처럼 박근혜 정권에 맞서 지방선거를 이끌 파괴력 있는 이슈로 크지는 못했을 것이다. 원혜영 의원이 버스공영제의 저작권자라면 그는 버스공영제에 시민권을 부여한 사람이다.

버스공영제를 필두로 한 공공성 강화 어젠다가 2010년의 3무1반에 버금가는 야권의 무기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박근혜 정권이 쳐놓은 민영화, 영리화의 덫을 정면 돌파할 수 있는 길이 공공성 수호와 강화에 있기 때문이다. 무상버스도 하나의 길이 될 수 있겠지만, 그렇게 야권이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신안군이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무상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버스공영제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정책실현의 경로의존성이다. 야권은 버스공영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한 이유의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기울어진 운동장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자칫 패배주의를 낳을 수 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은 크게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박근혜 정권이 소지하고 있는 불법무기이다.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 주장하고 자신이 무력화시킨 기초선거정당공천 폐지 문제는 기울어진 운동장 아래쪽에 서 있는 야권에게 치명상을 안길 수 있는 불법무기이다. 더군다나 야권은 스스로 무장해제까지 한 상태이다.

역대 민주진보진영 단일야당으로는 최대의석수인 130석의 새정치민주연합이 막 출범했다. 새로운 정당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불법무기를 소지한 박근혜 정권에 맞서기 위한 스마트 병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버스공영제는 공공성이라는 시대정신에 입각한 스마트병기다. 이미 광역단체장에 출마한 후보자들 간 정책연대가 시작됐다. 버스공영제로 공공이 밥 먹여주는 시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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