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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850명 '보복성' 강제 전출 강행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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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850명 '보복성' 강제 전출 강행 파문

철도노조 "평조합원에까지 보복…파업 말고는 답이 없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파업 참여자에 대한 '보복성 강제 전보'란 비판을 받는 순환 전보를 강행한다. 

27일 코레일은 향후 연 2회 순환 전보 및 인사 교류를 정기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첫 번째 전보는 정원 대비 3%인 850명을 대상으로 내달 초에 진행된다. 당초 최대 2000명으로 예정했으나, 첫 시행인 만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규모를 줄였다고 밝혔다. 

코레일이 이번에 발표한 전보는 △5개 권역(수도권·충청·경북·경남·호남) 내 전보 △ 5대 권역 간 전보 △12개 지역본부 내 전보로 세분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각 전보 별 규모는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운전직 103명(1.9%), 차량직 163명(3.2%)이 권역 내에서 전보될 것은 확실시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순환전보는 인사위원회를 열어서 진행할 사안"이라며 "아직 준비 단계라 대강의 규모만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연고지를 바꾸는 한이 있어도 현재의 인력 불균형은 해소해야 한다"고 전보 시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철도 민영화 반대 목소리 죽이기"

이처럼 코레일은 순환 전보의 이유로 인력 불균형을 내세우지만 실제 의도는 '파업 보복'이란 비판이 강하다. 파업 이후에 해고 등 중징계, 손해배상 청구 및 가압류 집행 등과 더불어 갑자기 예전에 없던 대규모의 전보 시스템을 도입하려 하기 때문이다. KTX민영화저지와 철도공공성강화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노조원 강제전환배치는 철도 민영화 반대 목소리 죽이기"라고 규정했다.  

코레일이 내세우는 인력 불균형 사례도 논리에 맞지 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레일은 관련 보도자료에서 "전라선 복선 개통 시 광주본부에는 전기 인력이 11명이나 남는데 전북과 전남에선 부족 인원을 충원하지 못해 본사 직원을 파견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6개 직렬 중 전기와 시설 등은 기존에도 순환 전보가 이루어지던 영역이다. 코레일도 보도자료에서 "운전․차량 분야만 노조의 과도한 반발로 (전보를) 시행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보가 가능했던 영역에서 생긴 인력 불균형 현상을 무작정 노조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억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5대 권역 내 전출이면 괜찮다? 

코레일 측은 "이번 순환 전보가 가능한 한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갈 수 있는 '권역 내'에서 주로 진행될 것"이라며 "생활권 침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수도권·충청·경북·경남·호남이란 5대 권역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광범위한 지역이다. 

백성곤 팀장은 "영등포에 사는 사람을 천안이나 그보다 먼 곳으로도 보낼 수 있다는 얘기"라며 "이마저도 얼마 전까지는 '권역 간 전출도 있다'고 하다가 논란이 되자 말을 조금씩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제 전출의 대상자는 근무연수와 직무수행적합도와 함께 '최근 2회 근무 평정 점수'를 반영하겠다고 해 '파업 참여자를 노골적으로 골라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철도공사는 매년 6월과 12월에 근무 평가 점수를 매기므로 지난해 말 파업에 참가했던 이들은 하반기 근무 평가에서 불리한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백 팀장은 "근평(근무평가점수)을 어떤 기준으로 할지 노조로선 구체적으로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강제 전출이 어떤 객관적인 기준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말하나, 실제로는 어떤 사업소에선 나이 순서대로 어떤 사업소에서는 또 다른 기준으로 들쑥날쑥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은 '불법'"

더욱이 현재 철도 노사 간 단체협약에는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기존의 노동 조건을 저하시킬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 상황이다. 근로기준법 94조에 따라 취업규칙을 불이익 변경할 경우엔 직원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의 동의가 필요하기도 하다. 

따라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은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백 팀장은 "노조는 이번 강제 전출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며 "게다가 단체협약에 반하는 취업규칙은 자동으로 효력을 잃는다"고 말했다. 

백 팀장은 "코레일은 교육과 추가 인력 투입 등으로 상당한 비용이 더 필요한 비효율적 강제 전출 계획을 즉각 멈춰야 한다"며 "각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강제 전출에 항의해 삭발을 하고 있다. 노조 간부뿐 아니라 평 조합원에까지 보복이 계속된다면 노조로서는 다시 파업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25일 파업을 위한 필수유지 업무명단을 코레일에 전달한 상태다. 

한편, 지난해 파업 해제의 조건이었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 소위를 통한 현안 논의도 3개월이나 지났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공회전하고 있다.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는 27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당초 3월 말로 예정됐던 소위 마감시한을 한 달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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