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2차 컷오프', 친박의 김황식 밀기?

[오늘의 조중동] 이혜훈 "김황식, '박심 마케팅' 하지 마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추가 컷오프' 논란에 정몽준·이혜훈 예비후보가 반발하고 나섰다. '특정 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게 친박 표를 몰아주려는 의도라는 것. 이로써 '박심' 논란이 재점화됐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미 3명으로 압축한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2명으로 줄이는 2차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여론조사 3등인 이혜훈 최고위원이 추가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컷오프는 원활한 후보 경선을 위해 물리적으로 숫자를 제한하는 것이다.

정몽준 의원 측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혜훈 후보에 대한 컷오프(검토)는 지금까지 경선 원칙을 깨는 것으로 그간 당 지도부가 주창해 온 '흥행'에도 도움이 안 되는 결정"이라며 "경쟁 후보자로서 방관할 수 없는 중대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27일 이와 관련해 "정 의원 측이 반발하는 이유는 '경선 후보를 2명으로 줄일 수 있다'는 공천위의 구상이 친박계의 표를 김 전 총리 쪽에 몰아주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친박계 표가 김 전 총리와 이 최고위원으로 분산되자 친박계 주류가 노골적으로 이 최고위원을 컷오프시키려 하고 있다"는 정 의원 측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조선>은 또 "이 최고위원의 탈락이 현실화될 경우 청와대와 친박계 주류가 김 전 총리를 밀고 있다는 이른바 '박심(朴心) 논란'과 맞물려 당내 갈등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전 총리가 '박심'으로 포장된 권력을 사고팔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많은 언론들이 제기하고 있듯이 특정 후보(김 전 총리)를 유리하게 해주려는 변경 아니냐"며 당 공천위의 경선 룰 번복 의도를 의심했다. '특정 후보'를 둘러싼 '박심' 논란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박심'이 존재하지 않"지만, "권력을 파는(박심을 파는) '박심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라디오에 나와서 대통령 실장과 출마 문제를 여러 번 상의했다고 한 후보"라며 김 전 총리를 지목했다.

김 전 총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화 통화한 사실을 밝혀 '박심' 논란을 키웠다. 김 전 총리는 안부 전화였다고 해명했지만, 정몽준 의원은 친박계의 김 전 총리 지원설에 대해 "진상을 밝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당 공천위는 김 전 총리 귀국에 맞춰 6.4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일을 연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당 공천위의 추가 컷오프 검토가 '정몽준-이혜훈 빅딜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초을이 지역구인 이 최고위원이 최근 정 의원의 지역구인 동작을로 이사한 것은 "이 최고위원이 정 의원의 (서울시장) 경선을 돕고 (정 의원의 서울시장 당선으로 공석이 될)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이 최고위원이) 지원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신문은 이 같은 '빅딜설'이 민주당에서 흘러나온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