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을 추진 중인 김한길·안철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제주도당 창당대회를 앞두고 가진 행사에서 차기 대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등을 언급했다. 지나가는 투로 한 말이지만, 이른바 '친노'로 지칭되는 정치세력에 대한 견제로 풀이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안철수 위원장은 24일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열린 '캠퍼스 토크' 행사에서 통합 신당 창당의 계기에 대해 말하던 중 "국회에 등원한 지 1년도 안 된 상황에서 생각나는 순간이 하나 있다"며 "(지난해) 6월 초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NLL 관련 발언을 했는지 대화록 원본을 공개해 살펴보자는 본회의 표결"이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나는 (공개에) 반대했다"면서 본회의 표결 결과에 대해 "어처구니없이 통과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 순간이 '정치를 하면서 혼자서만 생각하고 있으면 세상을 바꿀 수 없구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야 막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당시 새누리당의 대화록 공개 주장에 대해 야당은 원래 반대 입장이었지만,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원본 공개에 찬성한다고 밝히면서 결국 본회의에서 공개 결론이 난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다.
또 이 행사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청중 질의응답 중 '정권을 잡으면 4.3 항쟁 관련 정책을 어떻게 펼 것인지'를 묻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안 위원장에게 마이크를 넘기며 "정권 잡을 가능성 있는 사람이 여기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통합 신당 창당 합의 과정에서 '김한길-당권, 안철수-대권'이라는 이면 합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캠퍼스 토크' 행사에 이어 이날 오후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진행된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 창당대회에서 공동위원장들은 열흘 앞으로 다가온 4.3 위령제를 언급하며 제주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대회에서는 민주당 김재윤 의원과 새정치연합 측 오수용 제주대 교수가 공동 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오 위원장과 민주당 김우남 의원, 고희범 도지사 예비후보 등은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의원을 겨냥해 "서울정치 우선주의", "제주의 아들이 아닌 새누리당의 아들", "서울시민으로 살아가는 게 자랑스럽게 행복했다고 한 사람"이라고 날선 공세를 펴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측은 이날 통합 신당의 정강정책에 대한 합의를 이뤘으며, 양측 내부 추인 절차를 거쳐 이르면 25일 중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 지도체제와 경선 룰 등 민감한 부분이 포함된 당헌당규 협상은 양측의 입장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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