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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손학규, 최후의 선택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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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사면초가' 손학규, 최후의 선택 임박

'경선불참' 불가피…'손학규 변수'에 정치권 긴장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강재섭 대표가 제시한 '8월-23만' 중재안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 룰을 둘러싼 신경전은 타결 국면으로 돌입했다.

그러나 양측의 '한 발 양보'를 야합으로 보는 '손학규 뇌관'이 여전히 폭발력 있는 변수로 남아 있다.

손학규 측 "경선불참 가능성 높아져"

손 전 지사 측은 '경선불참' 쪽에 무게를 실었다. 손 전 지사의 대리인인 정문헌 의원은 16일 오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강 대표의 중재안은 사실상 중재를 가장한 강제성 안"이라며 "이는 이명박, 박근혜 두 진영의 야합이나 마찬가지"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 의원은 "아직 손 전 지사 본인의 의중을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이로써 손 전 지사는 경선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8월이라는 시기는 애초 논란이 됐던 '7월'과 '9월' 사이의 기계적 중립이고, 또 23만 명이라는 선거인단 규모도 정확하게 동원선거, 조작선거가 가능한 숫자"라고 주장했다.

"지나친 보수화 안전판 역할…당에 큰 손실"
▲ 칩거 중에 강원도 낙산사를 방문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연합

손 전 지사의 경선불참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명박-박근혜 진영에서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그가 만약 경선 불참을 공식화 할 경우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은 보수 기득권을 가진 두 사람의 싸움으로 왜소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전 시장은 이날 춘천 강원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 전 지사와) 만나고 싶지만 어디있는지 모르니까…"라며 "만날 수 있으면 좋다"고 말했다. 여건이 주어진다면 직접 손 전 지사를 만나 경선 참여를 설득하겠다는 뜻이다.

이 전 시장의 비서실장인 주호영 의원은 "손 전 지사는 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기여했고, 경기도지사 직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면서 "당의 소중한 자원으로서 손 전 지사가 함께 하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을 지원하고 있는 진수희 의원은 "손 전 지사는 당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면서 "그가 경선에 불참하게 되는 것은 당에 큰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유정복 의원도 "아직 본인이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손 전 지사는 당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소중한 역할을 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강재섭 대표는 손 전 지사를 직접 만나 경선 참여를 설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아직 손 전 지사의 소재가 파악되고 있지 않아 연락이 안 되고 있다"면서 "강재섭 대표는 내일 오전에 연락을 해서 가급적 손 전 지사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내일 손 전 지사가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설악산 인근에서 회동이 열자는 게 강 대표의 바람"이라면서 "내일 쯤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당에 남아도…여권으로 가도…제3의 길도 '답답'

이처럼 당 안팎의 시선은 온통 손 전 지사가 칩거 후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모아졌다. 그러나 그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강재섭 대표가 제시한 중재안을 인정하고 경선에 참여하면 앉아서 죽는 꼴이다. 경선 참여를 포기하고 당에 남아 백의종군하기에도 다른 대선주자 진영과의 앙금이 너무 깊게 쌓였다. 그렇다고 탈당을 감행해 구(舊)여권으로 곧바로 배를 갈아타기에는 아무래도 명분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탈당 후 무소속으로 남아 '중도 지향의 정치세력'을 표방하고 있는 '전진코리아' 등과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모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전진코리아의 불분명한 이념적 노선과 정치적인 파괴력 부재로 인해 손 전 지사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손 전 지사 개인에게는 사면초가나 다름없는 상황이지만, 그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한나라당 경선 및 정치권 전반의 대권구도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특히 그가 탈당 후 제3의 지대에서 구여권과 만나 대선주자로서의 활로를 모색한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된다.

경우에 따라선 구여권에 한정돼 진행 중인 정계개편의 파고가 정치권 전반을 휩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손 전 지사와 처지가 크게 다를 바 없는 원희룡, 고진화 등 한나라당 내의 개혁 진영이 가세하면 소용돌이의 파장은 더욱 커진다.

이에 따라 그가 이르면 오는 18일 께 '한시적 칩거'를 끝내고 던질 메시지에 따라 정치권에는 '고건 쇼크' 이후 두 번째 격랑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선 참여나 탈당보다 더 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그의 최후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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