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다음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한·일 또는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하지만 일본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서 건설적인 대화가 가능한 여건이 조성된다면 우리로서는 대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우리 정부는 대화를 위한 대화보다는 양국 정상 간에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그런 대화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하기 위한 여건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일본 측이 역사 인식 문제와 과거사 현안 등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조치를 조속히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4일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했던 '고노 담화'의 수정 논란과 관련해 "담화 수정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또 태평양 전쟁과 주변국에 대한 식민지배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의 입장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 '고이즈미 담화' 등을 거론하며 "현 내각은 이들 담화를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로서 계승한다"고 했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입장에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지금이라도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은 다행"이라며 "앞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를 덜어드리고 한일 관계와 동북아 관계가 공고히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현 정부 출범 후 청와대가 일본 측 태도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처음으로, 이를 계기로 양국 간 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작업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오는 24~25일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한·일, 혹은 한·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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