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나이 많으신 분? 정몽준과 3살 차이"

민주당 공세엔 "4대강, 필요하고 합당한 사업"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언론 질의응답에서 당내 경선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과, 본선 경쟁자가 될지 모르는 민주당 박원순 시장에 대해 견제구를 날렸다. 

김 전 총리는 16일 출마선언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민주당은 김 전 총리가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한다'는 지적에 대해 "4대강 사업 자체는 필요하고 합당하다고 생각한다"며 "4대강 사업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토대가 되는 사업"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유엔 산하 환경기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잘 된 사업이라고 평가하고, 이것을 계기로 우리가 태국 물 관리 사업에 수출하고 있다"면서, 다만 "사업 시행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다든지 일부 부실공사가 있었다는 문제가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찬반 의견이 대립돼 있기에 제가 총리 재직 말기에 민간인을 중심으로 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엄정한 평가를 하도록 했고, 박근혜 정부도 조사위를 구성해 평가를 해서 결론을 내놓고 있다. 그 조사위의 결과를 지켜보는 게 온당하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박원순 현재 시장이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향후 그 소속 후보로 시장 선거에 나설 야권의 통합 신당,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대해서는, 안 의원이 새 정치를 표방하고 여러가지 노력을 해오신 그런 기조와는 좀 어긋나는 통합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두 당이 과연 안 의원이 주장했고, 국민들 일부가 호응했던 그런 새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또 출마 회견문에서 높은 자살률과 교통사고 사망자 수 세계 1위, 전국 최고수준의 고통 지수 등을 언급하며 서울의 현재에 대해 "사람이 죽어가는 서울", "희망의 도시가 아니라 절망의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경제 활성화에 있어서도 활력을 잃어가고 있고 시민의 건강과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그가 "지역과 계층과 세대와 이념으로 분열되고 대립하는 서울"이라고 한 것이나 "문제를 제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한 것은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디. 

한편 김 전 총리는 전날 정몽준 의원이 자신에게 "연세가 있으신데,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라고 한 것에 발끈한 듯 "정 의원이 말한 것은 그야말로 재미로 얘기한 거라고 생각한다. 정 의원과 저는 3살 차이"라며 "어떤가, 동료 기자들끼리 3살 차이가 나면 '저분이 나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나. 여러분이 판단해 달라"고 했다. 

박원순 측 "교통사고 사망률이 박원순 책임인가?"

박 시장 측은 김 전 총리의 비판에 대해 적극 반박에 나섰다. 기동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보도자료를 내어 "김 전 총리는 박 시장을 '문제를 제기만 하는 시장'으로 표현했다"며 그러나 "박 시장은 전시성 토건사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기 부시장은 새누리당 출신 전임 시장들을 거론하며 "고건 시장 당시 7조 원이었던 서울시 채무는 이명박·오세훈 시장을 거치며 20조로 불어났다"고 지적한 뒤 "(박 시장은) 현재 3조2000억 원의 채무를 줄였고, 연말까지는 7조 원의 채무가 감축될 것"이라고 했다. 

기 부시장은 김 전 총리가 언급한 자살률에 대해서도 "2006년 이래 지속적으로 늘어나던 서울의 자살률은 2013년에 들어 6년 만에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반박했다. 교통사고 사망률에 대해서도 "서울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 명 당 4.8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저이지만, 세계 주요 도시에 비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데 이 문제가 재임기간 2년 4개월에 불과한 박원순 시장의 책임인가? 지난 10년간 서울시정을 운영했던 새누리당의 반성이 먼저 아닌가?"라고 했다. 

기 부시장은 "김 전 총리께선 5년간 21조 원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MB의 4대강 사업에 단 한 번이라도 문제를 제기한 사실이 있으신가? 이 때문에 항간에서 김 전 총리를 '4대강 대독총리'라 지칭했던 사실을 알고 계시는가?"라고 역공을 폈다. 

특히 기 부시장은 "김 전 총리는 불과 1년여 전까지 국무총리로서 국정을 책임지셨다. 정치적 수사와 통계자료 몇 개로 서울시장 출마의 변을 밝히기엔 '윗분'들의 그림자가 너무 짙은 분"이라며 "서울시민은 4대강 사업 강행, 일자리 및 복지 예산 삭감 등 MB 정부의 실정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이명박 정부 국무총리' 전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