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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휴진 막자'…의-정 다시 대화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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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휴진 막자'…의-정 다시 대화 나선다

정부 "입법 과정 원격진료 시범사업 검토" 제안에 의협도 "대화 환영"…20일께 결론

정부가 오는 24~29일로 예고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2차 집단 휴진을 막기 위해 '엄정 대응' 방침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원격의료 도입 관련 수정안을 제시하는 등 '당근'과 '채찍' 전략을 함께 펼치고 있다.

의협도 이처럼 강경 일변도에서 다소 누그러진 정부의 태도에 '환영'의 뜻을 밝힘에따라, 곧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가 시작돼 오는 20일께면 협상 결과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12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의사협회의 집단휴진 강행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고 국민께서도 어떠한 이유로도 이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지난 10일 1차 집단 휴진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첫 번째로 생각해야 하는 의사의 본분을 저버린 것으로서 어떤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다"며 "주동자와 참여자의 위법행위에 행정처분·형사고발 등 후속조치를 철저히 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일단 의사들의 집단 휴진을 불법·위법 행위로 규정하고 법에 따라 엄벌하겠다는 정부의 기본적 태도에는 거의 변화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같은 담화문에서 정부는 향후 의협과 대화·협상할 의사가 있다는 뜻도 분명히 전달했다.

무엇보다 이번 정부-의료계 충돌의 주요 배경 중 하나인 원격의료 도입과 관련, 정부는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의료법 개정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유보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6일 차관회의에서 이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11일 국무회의에 이를 상정하지 않았다. 10일 원격의료 도입에 반대하는 의협의 집단휴진이 강행되는 등 논란이 커지자 현 시점에서 무리하게 법 개정을 밀어붙이지 않고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또 이날 담화문을 통해 "원격의료와 관련, 의협에서 걱정하는 사안에 대해 국회 입법과정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소 진전된 '협상안'도 제시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기본적으로 우선 원격의료 도입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이후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를 파악하자는 입장인 반면, 의협은 법 개정에 앞서 시범사업부터 거쳐야한다고 주장해왔다. 담화문안 대로라면 이제 정부가 "의협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협상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또 정부는 "의료계 발전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 개선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려고 한다"며 의사들이 한 목소리로 촉구하는 수가(의료서비스 대가) 현실화(인상) 관련 대화에 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부도 '강경 대응' 입장만 되풀이하기에는 2차 집단 휴진이 강행될 경우 여파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1차 집단 휴진의 경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속한 의사들의 호응이 거의 없었던데다, 동네 의원급의 휴진 참여율조차 20% 남짓(정부 집계)에 불과해 큰 혼란 없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2차 집단 휴진에 응급실 인원 등 필수 의료인력까지 참여할 경우 자칫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14년만에 '의료대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이미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소속 전공의까지 2차 휴진 동참을 결정함에 따라 초대형 병원 5곳, 이른바 '빅5'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을 제외한 모든 병원의 전공의들이 24일부터 일손을 놓기로 했다. 파국이 점차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더구나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서비스가 마비되는 사태는 반드시 피해야할 최악의 시나리오다.

의협도 이 같은 정부의 '유화' 제스처를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의협은 정부 담화문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투쟁하는 의사협회와 대화할 수 없다며 면허취소·행정처분을 예고하는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해 온 정부가 태도를 바꿔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이어 "10일 총파업(1차 휴진)에 이어 앞으로 전면 총파업(2차 휴진)이 강행되는 것에 의사들도 큰 윤리적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며 "의협이 먼저 대화를 제의했고, 정부가 한 발 물러선만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나름의 고충과 의지도 내비쳤다.

의-정간 대화는 24일 2차 집단 휴진을 나흘 정도 앞둔 20일께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늦어도 이 시점까지는 협상안이 나와야 의협도 집단 휴진에 앞서 내부적으로 다시 승인 절차를 밟을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만약 의협과 정부가 절충안 마련에 성공한다면, 의협은 이에 대한 회원들의 동의 여부를 투표를 통해 묻고, 그 결과에 따라 2차 휴진 실행 여부가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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