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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삽질하겠다는 사람 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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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삽질하겠다는 사람 줄 서 있다"

박원순 "용산 개발은 맞춤형으로" 반격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ABR'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노무현만 아니면 된다"(anything but Roh)는 뜻으로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 시절의 정책을 모두 뒤집으면서 나온 말이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ABP'(anything but Park)의 기세로 연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공격하고 있다. 박 시장도 맞대응하면서 공방 수위도 올라가고 있다.

정몽준 "서울시 공무원들 갑갑해 한다고"

정 의원은 12일 보도된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서울시는 시민이 관심 있는 일보다는 시장이 관심 있는 일을 한 것"이라며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정 의원은 "용산 개발은 적극 추진할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의원은 "땅값이 올라가고 특혜시비 문제가 있다는데, 땅값이 오르면 좋은 것도 있지 않나"라며 "진작 해야 될 것을 안 해서 이 사람들이 손해 봤으니 보상해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시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일자리다. 투자를 해야 일자리가 생긴다"면서 "서울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제안 신청서 접수 결과'를 보면 30개 중 시가 허가한 것이 2개에 불과하다. 난개발을 하면 안 되지만, 심사를 해서 공공성이 강한 사업은 하도록 하고 공공성이 부족하면 이를 보완토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삽질하겠다는 사람 줄 서 있는데 왜 못 하게 하나. 큰 도시의 모든 시장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투자를 유치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박원순 시장 측에서 나에게 '축구 하나는 잘한다'고 했는데, 박 시장이 나를 인정해줘서 우선 고맙다. 나는 박 시장이 '시민단체는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박 시장이 감시 비판은 잘 하는데, 집 짓는 일은 연구를 안 한 것 같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서울시 공무원 본부에만 몇만 명 있는데 갑갑해 한다'고 들었다"며 "내가 시장이 된다면 박 시장이 운영하는 스타일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도 했다.

▲ 7일 오후 서울재향군인회 제55차 정기총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박원순 "용산 개발은 맞춤형으로"

정 의원의 용산 개발 방식을 이미 좌초된 '통합 개발 방식'이라고 받아들여 "그게 가능하겠냐"고 일축했던 박원순 시장은 지역을 분리해 맞춤형 개발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공식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는 이날 '용산개발 관련 서울시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철도정비창 부지와 주거지역인 서부이촌동 지역을 서로 달리해 맞춤형 개발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주거지역을 무리하게 통합개발 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고 재산권 행사가 묶이는 등 7년간 극심한 고통을 겪어 왔다"며 "결국 사업도 부동산 경기침체와 맞물려 디폴트가 발생하고 도시개발구역이 해제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서부이촌동에 대해 "지역 특성에 따른 맞춤형 개발을 추진하되 주민이 원하는 시기와 방법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 용산을 통해 '박원순 시장은 모든 개발을 반대한다'는 이미지를 덧씌우자 박 시장이 '맞춤형 개발'이라는 카드로 적극 반격하고 있는 셈이다.

붉은 악마까지 둘 사이 신경전에

둘 사이의 신경전은 '붉은 악마' 초청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기까지 하다. 지난 5일 서울광장에서 브라질 월드컵 100일을 앞두고 열린 출정식에 박 시장은 초청됐으나 정 의원은 초청받지 못 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에서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은 붉은 악마가 의도적으로 정 의원을 배제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붉은 악마는 서울광장 사용 절차를 정식으로 밟았고 대관료도 모두 납부했다"며 "박 시장은 붉은 악마가 초청해 참석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붉은 악마 측에서도 "시민과 함께하는 출정식을 여는 의미에서 서울시장을 초청한 것"이라며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정 의원이 참석하면 오히려 정치 행사로 오해 받을 가능성이 있어 사전에 정 의원 측에 양해를 구했다"고 해명했다. 박 시장과 정 의원의 신경전이 가열되다 보니 각종 행사 참석 여부도 구설수에 오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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